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대주주 요건’ 현행 유지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즉시 사직서를 반려하고 홍 부총리를 재신임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주주 요건 확정 시기를 밝혀달라’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최근 정세와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감안해 대주주 양도세 과세 기준은 현행 10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저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2개월 동안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이 전개된 것에 누군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대주주 과세가 현행 기준으로 가는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오늘 사의 표명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즉시 이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부총리가 반려 소식에 “국회에 오느라 듣지 못했다”고 답하며 한때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홍 부총리가 사의 의사를 굽히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이 “(문 대통령이) 반려하셨다면 계속 부총리를 수행할 것이냐”고 묻자 홍 부총리는 “후임자가 올 때까지 예산안이든 정책이든 부동산 대책이든 물러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라고 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홍 부총리가 대통령과의 면담 및 반려 사실을 국회에서 밝히지 않은 것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서”라며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 문제는 ‘반려 및 재신임’이 최종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도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에 대해 소신을 갖고 추진해 온 홍 부총리의 책임의식의 발로로 이해한다”고 논평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불편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굳이 상임위 예산 심의에서 거취를 말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기성 정치인의 행동으로 보인다. 형식 자체도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현행대로 하면서 아무 일 없었던 듯 가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이가현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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