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내려가는 와중에도 청약 시장의 인기는 여전하다. 당분간 아파트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전히 높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청약이 더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시행이 예고된 분양가 상한제도 청약 대박에 대한 기대감을 더 높이는 요인이다.
쌍용건설은 대구 수성구 ‘쌍용 더 플래티넘 범어’ 아파트가 최고 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고 15일 밝혔다. 일반분양 총 121가구 모집에 2733명이 몰렸다.
쌍용 더 플래티넘 범어는 코로나19 영향 속에 견본주택을 운영하지도 못한 가운데 큰 인기를 끌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사이버 견본주택 및 온라인상으로만 영업을 진행했다”며 “대면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부모들과 직장인 등 실수요자를 공략하는 마케팅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이다. 쌍용 더 플래티넘 범어 단지가 자리 잡은 수성구에서도 지난달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악화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해 2000여명의 동의를 얻을 정도로 위기감이 컸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청약은 전혀 위축되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구 지역에서 청약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있다. 직방에 따르면 대구 지역 지난 1분기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매매가격은 2억173만원이었다. 단순하게 해석하면 이 지역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때 1년 내 평균 2억원 넘는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대구뿐 아니라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에 비해 낮게 책정된 규제지역일수록 청약경쟁률이 심하다.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르엘 신반포’는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16억원대로 책정됐다.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의 같은 평형대 매매가격보다 10억원 가까이 낮아 높은 시세차액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전매제한 기간을 감수한 현금 부자들의 청약 신청이 몰렸다.
여기에 오는 7월 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시행되면 이른바 ‘로또 청약’은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건설사와 조합이 주변 시세를 고려해 임의로 분양가를 정할 때보다는 낮은 금액이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반대로 청약을 통한 시세차액은 더 커진다.
정부가 이미 전매제한 등 로또 청약을 막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채권입찰제 등 강력한 추가 대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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