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하자 당내 찬성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분출했다. 찬성 쪽은 미래통합당에 원내 제1당을 빼앗기면 문재인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이 난항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반대편은 비례연합정당 참여로 중도층 표심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은 10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설훈 김해영 박주민 의원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꼼수에 같은 꼼수를 쓴다면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대기업이 골목상권에 침투하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범진보 진영과의 연대(비례연합정당)는 “대기업이 골목상권과 연대해 조합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민생당과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아도 범진보 진영과 힘을 합치겠다는 방침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정의당, 민생당 없이라도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며 “1당을 놓치면 후반기 국정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를 포함한 대다수 의원들은 비례연합정당 참여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협 당 조직부총장은 “태권도 시합에서 상대가 갑자기 비수를 들고 공격하면 맨손으로 싸우다 죽는다. 작대기라도 들고 공격을 막아낸다. 둘 중 무엇이 정의일까”라며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시사했다. 정성호 의원은 “선거는 총칼 없는 전쟁과 다를 바 없다. 명분 찾다가 패배하면 끝”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로 중도층 표심이 떠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권순정 여론조사전문가는 “중도라고 인식하는 유권자도 사실은 진보 또는 보수로 쏠려 있다”며 “양극화 속에서 이들 역시 자기 집을 찾아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중도층 이탈의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는 거둬도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 의원은 “정의당과 민생당 없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로) 가는 것은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의당을 끝까지 설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울산 중구 등 4곳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울산 중구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된 임동호 전 최고위원이 공천을 받았다. 인천 부평갑에선 이성만 전 인천시의원이 홍미영 전 의원을 꺾고 본선행을 확정했다. 4선의 오제세 의원이 공천 배제된 충북 청주서원은 이장섭 전 충북 정무부지사가 공천을 받았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서는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 법률인권특보 출신인 서동용 변호사가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꺾고 본선에 나서게 됐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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