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중진 물갈이’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하위 20% 통보에도 꿈쩍 않던 중진 의원들이 경선에서 대거 떨어져나가고 있다. 1차 경선에서 초·재선 의원 대다수가 경선에 승리하며 현역 프리미엄을 재확인한 반면, 중진(3선 이상) 의원은 7명 중 2명만 생환에 성공했다.
민주당의 현역 물갈이 비율은 27일 기준 20%를 넘어섰다. 현재까지 민주당 현역 의원 130명 중 31명(23.8%)이 교체 대상이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포함해 21명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3명이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전날 1차 경선 결과 현역 의원 7명이 추가로 총선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경선 탈락 의원은 중진 중에서는 이종걸 이석현 이춘석 심재권 유승희 의원, 초·재선 중에서는 신경민 권미혁 의원이다. 설훈·이상민(4선) 의원은 5선에 도전하게 됐다.
교체 대상의 대부분은 다선 중진 의원이다. 3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3선 이상이다. 5선 이상 의원은 대부분 물갈이된다. 민주당 내 5선 이상 의원 7명 중 총선에 나가는 사람은 박병석(5선) 의원뿐이다. 1차 경선에서 중진 탈락률은 71.4%에 달했다.
초·재선 의원들은 거의 살아 남았다. 15명 중 13명(86.6%)이 1차 경선을 통과했다. 청와대 인사 중에서는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만 본선에 올랐다.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과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은 탈락했다. 당내에선 1차 경선 결과가 절묘한 민심을 보여준다는 평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열심히 일하는 초·재선에게는 당원과 시민이 기회를 주고 그렇지 못한 후보에겐 가차없는 평가를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해찬 대표가 공언한 대로 인위적 물갈이 없이 ‘시스템 공천’을 통해 현역 의원 20% 이상을 물갈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역 의원의 60% 가까이가 단수 공천 신청자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경선을 원칙으로 하겠다며 추가 공모까지 진행했지만 11명만 신청하는 등 참여가 저조하다. 나머지 현역 의원들도 자연스럽게 단수 공천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진이면서도 단수 공천이 확정된 사람은 김상희·김영춘(3선) 김부겸(4선) 박병석(5선) 의원 등이다.
현역 의원 가운데 경선 일정이 확정된 곳은 9곳이다. 현역 의원 9명이 만약 대거 탈락하게 되면 현역 물갈이 비율은 30%을 넘게 된다. 다음 달 3일에는 고용진(서울 노원갑) 조응천(경기 남양주갑) 이재정(경기 안양동안을) 등의 경선 결과가 발표된다. 고 의원은 유송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맞붙는다.
원내대변인인 정춘숙(경기 용인병) 의원과 송옥주(경기 화성갑) 의원 경선 결과와 서울 마포갑 노웅래(3선) 의원의 생환 여부는 다음 달 5일 발표된다.
전날 서울 성북갑 공천에서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진 유승희 의원은 “인정할 수 없다”며 재심 신청 의사를 밝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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