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영관 2배 늘려 2000개로… 기생충, 각국서 ‘오스카 역주행’

Է:2020-02-1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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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비영어 영화 흥행 5위 전망… 英·日서도 오스카 덕 예매율 급증

미국의 유명 잡지 ‘더 뉴요커’가 10일(현지시간) 자사 트위터 계정에 ‘가장 매력적인 오스카 연설자는 봉준호’라는 글과 함께 봉 감독이 전기톱을 들고 트로피를 자르는 그림을 게재했다. 봉 감독은 전날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뒤 “오스카가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5조각으로 잘라 (후보에 오른 감독들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더 뉴요커 트위터 캡처

아카데미(오스카) 4관왕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글로벌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작품 자체의 화제성에 ‘오스카 효과’까지 더해지며 시너지가 붙은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현지 상영관 수를 현재 1060개에서 이번 주말 200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오스카 수상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당수 관객들이 주말 극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기생충’은 현재까지 북미에서 3553만 달러(약 421억원)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 역대 북미 개봉 비영어 영화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성적인데, 조만간 5위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3760만 달러)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이 다루고 있는 소득 불평등 문제가 올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방송은 “‘기생충’이 제기한 문제는 미국의 빈부격차를 환기시킨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 주제를 활용해 지난 대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역시 이를 이용하고 있어 이번 대선에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도 본격적인 흥행 레이스에 돌입했다. 영국 배급사 커존 역시 이번 주말까지 상영관을 현재 136개에서 400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7일 영국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첫 주말에 140만 파운드(약 21억4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영국에서 개봉한 비영어 영화 가운데 최고 오프닝 스코어다.

일본에서는 한 달 넘게 흥행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는데, 아카데미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예매율이 180% 증가했다. 일본에서 한국 영화가 관객 100만명 이상을 동원한 건 배용준 주연의 ‘외출’(2005) 이후 15년 만이다. 현재까지 흥행 수익은 15억엔(약 162억4000만원)으로, ‘내 머릿속의 지우개’(2005·30억엔)’ 이후 한국 영화 최고 성적이다.

국내 열기는 더 뜨겁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날 관객 1761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9위에 올랐다. 이미 1008만여명이 관람해 지난해 8월 사실상 상영을 종료했다가 재등판한 영화가 29단계를 뛰어오르는 ‘역주행’을 펼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타격을 입은 극장가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효과로 관객 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기생충’ 흑백판이 극장에 내걸린다.

업계에 따르면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의 경제적 가치는 최소 1200만 달러(약 142억원)로 추산된다. 작품상을 받으면 일반적으로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이 20% 안팎으로 오르고, VOD·케이블 판매 흥행 등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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