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하면서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커넥션’이 재조명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번에 쏜 미사일에 북한 기술이 적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1980년대 이란에 스커드 미사일을 수출하며 인연을 맺은 후 최근까지 기술 교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언론은 레이더 교란 시스템과 확산 탄두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신형 미사일이 공격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8일 새벽(현지시간) 공격 당시 ‘파테-313’과 ‘기암-1’ 2종의 미사일을 투입했다고 타스님 뉴스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파테-313과 기암-1은 사정거리가 각각 500㎞, 800㎞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다. 파테-313은 ‘파테-110’을 개량한 기종으로 실전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암-1은 이란이 기존에 보유한 SRBM ‘사햐브-2’를 개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님 뉴스는 파테-313이 매우 빠른 속도로 비행해 미국이 요격 시스템으로 막아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기암-1에는 레이더 전파 방해 시스템과 확산 탄두가 탑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여러 개의 폭발성 자탄(子彈)으로 구성된 확산 탄두 덕분에 기암-1 1발로도 광범위한 피해를 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들 미사일이 북한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암-1의 전신인 샤하브-2는 구소련제 스커드-C 미사일의 북한판 복제품인 ‘화성 6형’에 기반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파테 계열은 이란이 자체 개발한 고체연료 기반 SRBM이다. 북한은 2010년대 초반 파테-110을 이란에서 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파테-110에서 고체연료 엔진 기술을 습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 제휴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9년 이란혁명 이후 극심한 외교 고립에 시달리고 있던 이란은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보복 타격 목적으로 북한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도입했다. 이후 양국은 미사일 거래는 물론 기술 제휴까지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란에 200~300기의 스커드 미사일을 판매했다”며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북한 기술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월러스 그렉슨 전 미 국방부 동아태차관보는 “북한과 파키스탄, 이란은 10여년 동안 핵탄두 운반용 미사일 개발 협력 등을 활발히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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