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업 춘추전국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배달업이 주는 편리함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소비자가 업체를 직접 방문해 물건을 맡기거나 요청하는 이전 방식에서 전화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가 직접 찾아와 수거해 배달하는 방식으로 발전됐다. 우유 신문 배달 같은 특정 업종의 전유물이었던 ‘찾아가는 서비스’가 이제는 자동차 반찬 도서 금융 민원처리와 같은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찾아가기’보다 ‘찾아와주기’를 더 선호한다는 의미이며 판매자 입장에서 더 이상 소비자가 ‘찾아와주길 바라는’ 전략은 성공할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일명 ‘찾아가는 서비스’가 확대되는 이 시대에 경산중앙교회 교회학교는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굿모닝 사역’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굿모닝 사역은 아이들의 눈높이로 영혼을 바라보고 싶은 사역자들의 마음에서 시작됐다. 보통의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며 ‘공부할 때가 가장 편하다’ ‘지금이 좋을 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산중앙교회의 교회학교 사역자들은 다음세대를 ‘하나같이 힘들고 바쁜 세대, 그래서 각별한 도움과 위로가 필요한 세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업으로 힘들다고 교회에 오지 않는 아이들, 늦잠 때문에 교회에 오지 못한 아이들에게 타박을 주기보다는 “얼마나 힘들면 그러겠느냐”고 말을 건넨다.
교회가 위치한 곳은 지역 내 학구열이 매우 높다. 그래서 대부분 아이들은 주일 외에 훈련이나 교제를 위한 시간을 내기 힘들다. 특히 중·고등학생들과의 평일 만남이나 연락은 불가능에 가깝고 겨우 주일예배 후 눈인사로 만족해야 할 때가 많다. 주일예배까지 학원 수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비단 경산이나 대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경산중앙교회 교회학교 사역자들은 기도하며 고민했고 그 결과 ‘찾아가는 서비스’인 굿모닝 사역이 시작됐다. 아이들을 교회에서 만나 깊은 대화가 어렵다면 직접 찾아가서라도 만나겠다는 의지가 담긴 심방 형태라 할 수 있다.
굿모닝 사역자는 매학기 초 두 달여 동안 매일 아침 등교 시간에 학교로 찾아가 아이들을 만난다. 이 사역은 초등부서(유년부 초등부 소년부)와 청소년 부서(중등부 고등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주보에 일주일 동안 방문할 학교를 부서별, 요일별로 공지한 후 교사들과 함께, 때로는 교역자 혼자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을 만나 기도로 축복해준 뒤 학교로 들여보낸다. 아이들은 담당 교역자가 간식을 들고 학교까지 자신들을 만나러 왔다는 반가움에 “전도사님~ 목사님~” 하며 달려와 안기곤 한다.
고등부는 일명 ‘목셔틀(목사 셔틀)’로 등굣길에 나눔의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평소에 소통이 어려운 학생이나 사전에 셔틀을 요청한 학생을 중심으로 등교 시간에 맞춰 차량으로 학생 집 앞에서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교제하는 방식이다. 물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간식이나 요깃거리를 준비해 가방에 넣어주는 소소한 감동 서비스는 기본이다.
고등2부에서는 ‘하이킥’이라 불리는 학원 선교를 진행한다. 매주 5개의 고등학교를 방문해 ‘하이킥 자율동아리 예배’를 인도한다. 이를 위해 4명의 교역자와 다수의 평신도 교사들이 헌신하고 있다. 적게는 20여명에서 많게는 170여명까지 모이는 것을 감안하면 매주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수는 상당하다.
이 동아리는 학교에서 공식으로 허락한 모임이다. 따라서 경산중앙교회 고등부에 속한 학생뿐 아니라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예배에 참여한다. 지역 청소년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하는 중요한 통로인 것이다.
점심시간 이후 갖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저 간식에 관심을 갖고 왔던 아이들이 서서히 기도를 시작하고 교사나 교역자들과 친밀해지면서 평일에 학교 밖에서 식사 교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나아가 고등부의 ‘행복한 사람들의 축제’에 초청을 받아 등록하고 신앙생활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처음엔 작은 기도 모임으로 시작된 하이킥 사역이 어느덧 12년째가 됐고 사역 대상도 ‘우리교회 학생’에서 ‘하나님께서 만나게 해주시는 모든 영혼’으로 확대됐다. 그래서 이제 하이킥 부서는 크리스천 학생을 넘어 지역의 모든 고등학교와 청소년을 섬기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2012년부터는 교회가 매년 지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첫해에는 ‘하이킥 스타’라는 대회를 열어 72개 팀 200여명이 참가해 다양한 끼를 선보였다. 2013년부터는 ‘하이킥 풋살대회’를 개최했는데 매년 경산 대구 청도 지역의 20여개 팀 2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하고 있다.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제6회 하이킥 풋살대회’가 열린다. 이제는 대대적인 홍보 없이도 아이들이 이맘때 교회로 연락해 일정을 묻고 접수를 할 만큼 지역 내 입지가 탄탄해졌다.
‘교회학교가 어렵다. 갈수록 다음세대가 힘을 잃어간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대지만 경산중앙교회는 적극적인 심방과 전도사역으로 10여년간 꾸준히 부흥해 매주 1500여명의 교회학교 학생들이 예배에 참석한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감소로 교회학교가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절대적인 인구수 감소가 다음세대의 자연적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교회 바깥에는 여전히 복음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교회학교 상황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과는 정반대의 상황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물이 들어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만 할 텐가. 이렇게 외쳐보는 건 어떨까. “물 빠졌으면 물로 나아가서 노 저어라.”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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