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된 한국, 6·25 희생 헛되지 않아”

Է:2019-07-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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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네이버스, 필리핀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예배

코리아네이버스의 초청으로 방한한 필리핀 참전용사들이 30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열린 ‘필리핀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평화기원예배’를 드리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1951년 제가 한국에 도착했을 땐 온 나라가 잿더미였고 사람들은 동굴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보세요, 모두가 궁궐 같은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69년 전 6·25전쟁에 참전했던 필리핀참전용사회장 맥시모 영(98)씨는 30일 코리아네이버스(KHN·이사장 이정익 목사)가 제작한 영상에서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영씨는 이날 필리핀 참전용사 10명과 함께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열린 ‘한국 필리핀 수교 70주년 기념 필리핀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평화기원예배’에 참석했다. 이들은 KHN 초청으로 가족과 함께 지난 28일 4박5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맥시모 영(왼쪽 두 번째) 필리핀참전용사회장과 군목들이 30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열린 ‘필리핀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평화기원예배’에서 경례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이날 참전용사들은 예배 시작 전 성락성결교회 교인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교회 주일학교 학생들은 “마부하이!(필리핀어로 ‘환영한다’는 뜻)”를 연신 외치며 필리핀 국기와 태극기를 흔들었다. 지팡이와 동반 가족에 의지해 교회 본당에 들어서던 고령의 참전용사들은 미소를 띤 채 교인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유엔기와 태극기, 필리핀기, 필리핀 참전부대기를 든 기수단 입장으로 시작된 평화기원예배에선 필리핀과 우리 정부 관계자의 축사가 이어졌다. 에르네스토 카롤리나 필리핀보훈처장은 “참전용사들은 이번 방문에서 발전된 한국의 면면을 보며 자신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양국 간 우호 관계가 깊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중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은 “정부의 이름으로 필리핀 참전용사들의 방한을 환영하며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이번 자리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발전됨은 물론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30일 ‘필리핀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평화기원예배’에서 필리핀 국가를 제창하는 참전용사들의 모습. 송지수 인턴기자

필리핀은 6·25전쟁에 참여한 21개국 중 5번째로 많은 군인을 파병한 나라다. 특히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지상군을 파병했다. 51년 4월 22일 중공군의 공격을 방어한 경기도 연천 율동과 임진강 전투가 대표적이다. 필리핀 육군 7420명 가운데 398명이 전쟁 중 사상을 입거나 실종됐다. 이날 교회에서는 율동 전투로 아버지를 잃은 희생자 자녀들도 참석했다.

예배에선 전쟁을 넘어 남북 평화와 통일을 다짐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이날 예배에서 설교한 평화통일연대 이사장 박종화 목사는 “전쟁을 전쟁으로 갚는다면 전쟁의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죽고 죽이는 평화가 아닌 이기되 살리는 평화를 세우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철영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사무총장은 ‘평화통일을 위한 선언문’을 낭독하며 “피로 맺은 양국의 전우애를 각국 후손들이 계승해 세계 평화를 위한 우정의 동행을 지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정익 이사장은 “필리핀을 비롯해 각국 참전용사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다시금 깊이 감사를 전하며 이번 방문으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전용사들은 28~29일 경기도 고양 필리핀한국전참전기념탑에 헌화하고 임진각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 이들은 1일 한국프레스센터 대강당에서 열리는 ‘필리핀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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