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영광의 왕께 다 경배하며’ 67장(통 31)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태복음 4장 3~4절
말씀 :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요즘은 커피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쉬운 방법이 ‘핸드 드립’입니다. 핸드 드립 커피는 커피를 분말로 갈아 필터 안에 넣고 그 위에 뜨거운 물을 부어 5분 이내에 커피를 내려서 마시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더치커피’라는 커피도 있습니다. 이 커피는 뜨거운 물이 아닌, 차가운 물을 이용해 오랜 시간에 걸쳐 커피를 내리는 방법을 말합니다. 그래서 ‘커피의 눈물’이라는 별명이 있기도 합니다.
‘더치커피(Dutch Coffee)’란 말은 일본식 영어입니다. 영어로는 ‘콜드브루커피(Cold brew coffee)’가 맞습니다. 그런데 이 단어가 생겨난 유래는 이렇습니다. 19세기 초 네덜란드령 인도네시아 식민지에서 커피가 재배되었는데 이 커피를 유럽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선원들이 오랜 항해 기간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고안된 방법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선상에서 불을 피워 뜨거운 물을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았기에 찬물로 커피를 내려 마셔본 결과 커피의 쓴맛이 적게 나면서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숙성돼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카페인이 적은 커피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느림의 미학과 같은 커피 드립법입니다.
오늘 본문은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에게 주시는 교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40일을 광야에서 금식하시고 극도의 허기를 느끼고 계실 예수님께 시험하는 자가 와서 던진 첫 번째 말은 ‘돌로 떡을 만들어 먹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험을 받으신 예수님은 충분히 그러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왜 거절하셨을까요.
이 시험은 순서와 방법에 대한 시험입니다. 떡을 만들려면 절차와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잡초를 뽑고 관리해야 가을에 추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추수한 곡식을 갈고 익혀야 떡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돌로 떡을 만들어 먹는 방법은 옳지 않다고 여기신 것임을 우리에게 교훈하고 계십니다. 물론 초자연적 기적을 행하실 수 있는 예수님이지만 자신만의 배고픔 해결을 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시겠다는 단호한 거절입니다.
더치커피를 집에서 내려 먹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리는 도구가 있어야 하고 커피 한 잔을 얻기 위해 6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종환의 시 가운데 ‘흔들리며 피는 꽃’ 첫 소절이 이렇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고난 없이 주어지는 축복이 어디 있으랴. 절차와 방법을 무시하지 않고 순서를 기다릴 줄 아는 것도 귀한 믿음입니다.
기도 : 하나님, 하나님의 피조물 된 우리가 주께서 만드신 자연 질서에 순종하며 그 차례를 지키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기다리고 인내함으로 하나님의 은총을 기대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최규영 목사(일본 동경주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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