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인 황교안의 첫 일성… “나라 상황 총체적 난국”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15일 개선장군을 맞이하는 듯한 환호를 받으며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그는 입당 기자회견에서부터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다. 대한민국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달 27일 열리는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국민의 뜻을 듣고 그 뜻에 어긋나지 않게 결정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황 전 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세계 모든 나라가 미래를 바라보며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는데 우리 정부는 과거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한국당이 국민에게 시원한 답을 드려야 한다. 통합의 정신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누구나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처음 정치에 발을 내딛는 자리인 만큼 낮은 자세로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국민이 바라는 점까지 충분히 듣고 그 뜻에 어긋나지 않게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계에 입문하며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황 전 총리는 민감한 질문에도 차분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론과 관련해서는 “지난정부 마지막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국가적 시련으로 국민이 심려를 갖게 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로 인해 (박근혜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것들과 공무원들이 모두 적폐라는 이유로 무너져버리도록 몰아가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입당으로 한국당이 ‘친박(친박근혜) 프레임’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나는 정치 신인인데 출발하면서 계파 얘기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친박이냐, 비박이냐 생각하는 것은 구시대 정치이고 나는 새 정치를 하기 위해 당에 들어왔다”고 적극 반박했다. 또 “한국당은 문재인정부와 맞서 싸우는 강력한 야당이 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며 “이것만 해도 바쁜데 우리 안에서 계파 싸움을 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국회 본관 한국당 회의실은 황 전 총리를 보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과 보좌진, 당직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황 전 총리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으로서 황 전 총리와 함께 일했던 추경호 의원,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의원도 회의실을 찾아 입당식을 지켜봤다. 황 전 총리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 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와 잇달아 비공개 면담을 했다. 이어 당 사무처로부터 사무처 내 주요 부서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당 관계자는 “보수의 자산인 황 전 총리가 어려운 결심 끝에 당에 합류한 만큼 그에 걸맞은 예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황 전 총리의 입당은 아주 잘된 결정으로 환영한다”면서도 “차기 대선주자들이 대선 전초전을 앞당겨 이번 전당대회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전개될 경우 또 다른 분열의 씨앗을 잉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선 심우삼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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