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교회들, 선교 미래 위해 상생의 손 맞잡다

세계교회에서 날로 영향력이 커지는 아시아 교회들이 미얀마 양곤 프랑 오디토리엄(Franc Auditorium)에서 아시아 선교의 미래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주최로 지난 13일 개막한 제3회 아시아 선교대회는 1994년 서울 선교대회 이후 23년 만에 열렸다. 이번 선교대회는 ‘상생의 여정: 아시아에서 진리와 빛을 향한 예언적 증언’을 주제로 17일까지 닷새 동안 진행된다.

당초 예상보다 두 배 많은 17개국 600여명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각국 목회자와 선교학자들은 냉방시설도 없는 공간에서 강의와 예배, 성경공부 등의 일정을 날씨만큼 뜨거운 열기 속에 소화하고 있다.

미얀마 교인들의 찬양으로 시작된 개회예배는 순서 담당자들이 무대와 회중 사이를 오가며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설교를 맡은 마오리족 출신의 뉴질랜드 교회 지도자 다이애나 타마 목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타마 목사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억압받는 아시아의 수많은 현장에서 사역하는 교회들은 주님이 보여주시는 새로운 길을 찾고 이를 위해 하나님의 명령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의 선교라는 한 방향을 향해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가자”며 ‘상생의 여정’을 떠날 것을 제안했다.

이번 대회의 주제 강연은 미국 드루대 교수를 지낸 스리랑카 출신 신학자 웨슬리 아리아란자 박사와 홍콩성공회 주교 폴 퀑 박사가 맡았다. 아리아란자 박사는 “아시아 교회들은 ‘탈식민주의’를 지향하고 ‘규모의 신학’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 늘 깨어있어야 하고 타자에게만이 아니라 교회 자신을 향해서도 예언자적 증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퀑 박사는 “아시아의 전통에서 기독교는 소수종교일 수밖에 없다”면서 “다수 종교인들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1957년 창립한 CCA는 동아시아기독교협의회(EACC)에 뿌리를 두고 있는 에큐메니컬 선교단체다. 본부는 태국 치앙마이에 있고, 아시아 100개 회원교회와 17개 국가 교회협의회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선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 복음교회가 회원이다. 이번 대회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와 예장 통합 최기학 총회장, 선교신학 교수와 실무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대한성공회 유시경 신부는 “이번 대회는 탈식민주의와 토착화를 지향하고 창조질서 보전과 종교간 평화와 민족주의를 극복하자는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면서 “아시아 교회들의 다양한 경험을 나누면서 한국교회가 공격적 선교를 반성하고 선교지 주민 중심의 선교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현장 소식을 전했다.

선교대회는 아시아 교회들의 선교적 관심과 지향을 담은 선교 선언문을 채택하고 17일 폐회한다. 미얀마에서 날로 악화되고 있는 로힝야족 이슈를 직접 다루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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