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부족 방과후학교 곳곳서 볼멘소리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도입된 방과후학교사업의 예산이 충족되지 않아 수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업의 다양성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을 돌린 학생들은 다시 학원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방과후학교 예산은 교육부가 각 시도에 지원하는 보통교부금으로 꾸린다. 교부금 편성 권한을 가진 교육청은 지역 특성 및 상황, 사업별 중요도 등을 감안해 다시 예산을 책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사업에 밀린 방과후학교 예산 규모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교육부 방과후학교지원과 관계자는 “각 시도에 교부금을 통한 예산을 충분히 편성해 달라고 당부하지만 지역별 여건에 따라 편차가 있다”며 “학교 현장에서 예산이 적정 수준으로 지원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밝힌 ‘2015∼2016년 시·도교육청 방과후학교 예산편성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방과후학교 전체 교부액 5,539억원 중 교육청들의 실제 편성 금액은 2,965억원으로, 편성율은 54%에 그쳤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무상급식 등을 위해 확보해야 할 예산 등이 만만치 않은데, 교육부는 지역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방과후학교 권고금액을 일방적으로 과하게 설정한다”고 전했다.

방과후학교 예산의 큰 줄기인 사업비는 주로 강사 인건비로 쓰인다. 프로그램의 내용과 교재, 교구 등을 강사가 준비하는 상황에서 예산 부족은 수업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방과후학교 담당 교사는 “예산이 없어 전문성이 인정된 외부 강사를 못 데려오는 사례도 있다”면서 “예산이 없다면 다른 대안이 논의돼야 하는데 이조차도 없다”고 강조했다.

수업의 다양성을 꾀하는 과정도 일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인천의 한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이 모군은 “나도 듣고 싶은 과목이 없어 등을 돌렸고 관심을 보였던 친구들 중에서도 꾸준히 활용하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소재 중학교에 다니는 최 모군은 “방과후학교가 주로 교재를 다뤄 흥미가 없었다”며 “공부를 더 확실히 하고 싶다며 학원을 찾는 친구들도 있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방과후학교 참여율(참여 학생수/전체 학생수)은 지난 2014년 59.3%를 찍은 이후 2015년 57.2%, 지난해 55.8%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참여율이 떨어지는 데는 예산 부족 문제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면서 “지역 여건 등에 맞는 수요자 중심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보강이 더 필요한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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