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39) 서울아산병원 천식·COPD센터] 천식·폐질환 고치는 新의료기술 선도병원

기관지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우리나라 성인의 5∼10%가 앓고 있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천식은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좁아져서 숨이 차고, 기침이 나며, 가슴에서 색색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등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COPD는 담배, 먼지, 가스 등의 원인으로 기관지가 좁아지거나 파괴되고 기관지 끝인 폐포가 망가지면서 서서히 폐기능이 떨어져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병이다.

이로 인한 직·간접 의료비도 연간 수조원이 넘는다.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역시 크기 마련. 증상의 중증도와 양상이 천차만별이어서 환자마다 서로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서울아산병원 천식·COPD 센터(센터장 조유숙)는 난치성 만성질환과 치료 및 관리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란 이중고 속에서 신음하는 기관지천식 및 COPD 환자를 돌보는 곳이다. 난치성 천식, 중증 천식클리닉, 만성 기침클리닉을 별도로 운영하고 만성비염 등 연관 질환까지 종합적으로 다루는 진료시스템을 갖췄다.

천식과 COPD 환자는 이곳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알레르기내과 및 호흡기내과 전문 교수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은 뒤 김헌실(37) 코디네이터 간호사에게 1대 1 개인 맞춤 교육을 받는다. 천식 치료는 알레르기내과 문희범(61)·조유숙(48·센터장)·김태범(44)·권혁수(38)·배윤정(36)·김정현(34)·김효정(30)·박소영(33) 교수팀, COPD 치료는 호흡기내과 이상도(57·부원장)·오연목(50)·이세원(39)·이재승(39)·박태선(36) 교수팀이 이끈다. 치료를 받는 천식 및 COPD 환자는 연간 2만명에 이른다.

서울아산병원 천식·COPD 센터는 난치성 천식 및 COPD 환자가 신약을 시험 사용할 기회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중증 천식 치료에 도움이 될 신약 또는 신(新) 의료기술에 대한 평가가 대부분 이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다른 병원보다 이용 환자수가 워낙 많아 효율적으로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서다. 환자는 다국적 제약사 또는 의료기기 회사가 개발 중인 신약이나 신 의료기술을 누구보다 먼저 써볼 기회를 갖게 된다.

2012년 국내 최초로 COPD 환자에게 시술하기 시작한 ‘일방향 밸브 폐용적 축소술’이 좋은 예다. 이 시술은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해 한 방향으로만 공기가 흐르게 하는 특수 밸브를 COPD환자의 기관지에 삽입시켜 폐 용적을 줄여주는 치료법이다. 이 시술을 받으면 폐에 남아 있던 공기만 숨을 내쉴 때 빠져나가 망가진 폐기종 부위가 쭈그러드는 효과가 있다. 폐기종 부위가 작아지면 나머지 건강한 폐 쪽으로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이 잘 이뤄지고, 그 결과 편하게 숨을 쉴 수 있게 된다. 병들어 탄성을 잃고 축 늘어져버린 폐 때문에 극심한 호흡곤란을 겪는 COPD 환자가 이 시술을 받고 한결 편하게 숨을 쉬는 이유다.

최근 천식 환자에게 부쩍 관심을 끄는 ‘기관지열성형술’도 서울아산병원 천식·COPD센터가 선도하는 신 의료기술이다. 기관지열성형술이란 반복된 염증 반응으로 병들어 딱딱해지고 늘어난 기관지 근육을 고주파 열로 풀어주는 치료법이다. 한마디로 기관지가 좁아져 숨쉬기가 힘든 중증 천식 환자의 기도를 넓혀 숨통을 터주는 시술이다.

서울아산병원 천식·COPD센터는 이밖에 난치성 만성 호흡기병 환자의 호흡재활치료를 위해 호흡기내과, 재활의학과, 중환자의학 등 각 진료 파트의 의사, 간호사, 영양전문가, 물리치료사 등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개인 맞춤형 운동요법과 교육, 행동습관 교정, 영양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해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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