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代 이은 선교사역 고조부의 중국선교 기도서 비롯”…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高孫 제이미 방한

내륙 깊숙이 복음을 전하는 내지(內地) 선교의 문을 열었다. 오직 하나님만 신뢰하는 ‘믿음선교’를 주창했다. 현지인과 같은 복장을 하고 주민들의 삶에 파고들었다. ‘중국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 출신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1832∼1905) 선교사. 그는 중국내지선교회(CIM·현 국제OMF선교회)를 창립, 중국 복음화에 앞장섰다.

최근 허드슨 테일러의 고손(高孫)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56·제이미) 4세가 방한했다. 국제OMF선교회 창립 150주년 및 한국OMF선교회 창립 35주년을 기념해서다. 대만 태생인 그는 96년부터 국제OMF선교회 중국 필드 디렉터로 활동했으며 2008년부터 동원담당 대표, 지금은 창의적 접근지역 교회사역부 대표로 활동 중이다. 테일러 집안은 대를 잇는 선교사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만나교회에서 만난 제이미는 자신의 고조할아버지 때부터 기도했던 내용을 소개했다. 역대상 28장 21절에 등장하는 ‘기쁜 마음(willing)’과 ‘유능한(skillful)’이란 말이 핵심이었다.

“1865년 6월 25일 고조할아버지는 영국 브라이튼의 한 장로교회에서 기도하면서 중국선교를 위해 기쁜 마음과 유능함을 가진 선교사 24명을 보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 기도는 CIM 설립의 기초가 됐고 우리 집안의 기도가 됐습니다.”

제이미는 “고조할아버지는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기도를 드렸다. 나 역시 아버지와 할아버지로부터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말씀을 들으며 자랐다. 그들은 언제나 기쁜 마음을 가진 유능한 사람이 되라 하셨다”고 했다.

허드슨 테일러 선교사는 아들인 허버트 허드슨 테일러(1861∼1950)를 시작으로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2세(1894∼1978),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3세(1929∼2009), 그리고 제이미에 이르기까지 5대에 걸쳐 하나님 임재의 신앙을 이어왔다. 이 신앙은 후손들의 중국 선교로 이어졌다.

2대 허버트 허드슨 테일러는 중국 산둥성에서 50년간 선교사 자녀 교육에 힘썼다. 3대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2세도 중국 선교사로 활동했다. 당시 그의 자녀들은 산둥성 치푸에 남겨두었는데 일본군에 의해 포로가 되면서 고통을 겪었다. 포로 중 한 명이 증손인 테일러 3세였다. 그는 국제OMF선교회 총재를 역임하며 별세하기까지 중국 선교에 힘썼다. 한국과도 인연이 닿아 1988년 선교한국대회 강사로 참여했으며 2003년에도 방한했다.

제이미는 “아버지는 포로수용소에서 5년이나 가족과 떨어져 있었다”며 “거기서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임마누엘’ 신앙을 붙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친을 기억하며 “손자들에게 항상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뛰어난 스토리텔러였다”며 “나 역시 이런 믿음을 자녀들에게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미는 세계 2위 선교 대국으로 성장한 한국교회를 향해 자만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명(名) 선교사 자손이 던지는 진심어린 조언이기도 했다. “허드슨 테일러가 기도했던 영국의 교회는 이제 없어졌습니다. 유럽은 선교지로 변했습니다. 한국교회도 자만해선 안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위임명령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선교는 여전히 긴급합니다.”

성남=글·사진 신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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