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여야 국회의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국민 통합과 화해, 세계 평화를 기도하는 조찬기도회를 열었다. 대한민국 국회조찬기도회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호국 보훈의 달을 기념해 ‘나라와 국민대통합을 위한 국회조찬기도회’를 열고 존중과 협력을 다짐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자기의 유익을 버리고 예수의 가치를 실천하는 제자의 삶을 살길 권면했다. 이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주제로 설교하며 “제자는 희생이 따르더라도 스승의 길을 따라 살아가는 자”라면서 “세상의 무리에 휩쓸리지 말고 예수님처럼 소외된 이들을 섬기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자기를 부인함으로써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고 나와 다른 이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설교 이후 의원들은 국가의 화합과 협력을 위해 손을 모았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도자로 세워지게 하시며 우리 가운데 회개와 화해가 일어나도록 해달라”면서 “협력과 신뢰로 나라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혜가 넘치게 해달라”고 했다. 서 의원은 “국회가 소외된 이들을 위한 울타리가 될 수 있길 원한다”며 “의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세워 국회가 봉사의 전당으로 거듭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이 이념으로 대립하며 서로 쪼개졌고 아직도 그 갈등이 우리 안에 남아있다”며 “십자가에 못 박히시면서까지 용서를 구하신 예수님의 긍휼과 용서의 마음을 달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정부가 진정성 있게 나라 전체를 아우르고 통합하게 해달라”며 “국회의원들이 가진 입법권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사용하도록 맡겨주신 것임을 알고 소통하고 화합하며 겸손한 자세를 갖게 해달라”고 말했다.
전 세계 국제정세와 평화를 위한 기도도 드렸다.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전 세계 테러와 전쟁이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도한다”며 “인류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상황을 허락해달라”고 기도했다. 이어 “1년간 이 나라에서도 많은 상처가 있었다”며 “상대에 대한 보복이 아닌 포용하는 진정한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예배 후에는 제헌국회기도문패 전달식이 진행됐다. 제헌국회 기도문은 목사였던 이윤영 의원이 1948년 제헌국회 회의 전 모든 국회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드린 기도다. 당시 임시의장이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기도를 요청했다. 이날 송기헌(더불어민주당) 조배숙(국민의힘) 의원은 이영훈 목사에게 민생 안정과 세계 평화의 기도가 담긴 패를 전달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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