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와 같은 비만 치료 주사제가 뇌의 염증 수치를 낮춰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위스 베른대 연구진이 유럽비만학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 비만 치료 주사제가 항우울제 등을 복용하는 성인에게 비만 치료 주사제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 오젬픽 등으로 유명한 비만 치료 주사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들은 혈당 조절, 체중 감소뿐 아니라 뇌의 직접 작용해 염증 수치를 감소시켜 사람들의 기분이나 삶의 질, 웰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연구팀은 2010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8월 31일까지 19개국에서 진행된 36건의 연구자료를 검토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 중 18건의 연구는 주요 우울 장애, 조현병 등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는 성인에서 나타난 체중 감소, 혈당 조절 및 정신 질환 결과에 대한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의 시그리드 브라이트 박사는 “이 결과는 일반 인구보다 비만 위험이 3배 높은 중증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우울 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은 대부분 장기 복용으로 인한 체중 증가가 부작용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진은 해당 약물들이 정신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삭센다나 오젬픽 등 비만 주사 치료제가 정신의학적으로 위험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다만 브라이트 박사는 “GLP-1 수용체 작용제들의 장기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선 대규모 무작위 시험에서 얻은 더 많은 데이터와 더 긴 치료 시간, 추적이 필요하다”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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