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있다. 햇빛이 강해지고 땀이 많아지는 여름은 피부에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휴가와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만큼, 자외선과 더위로 인한 피부 손상 사례도 많이 늘어난다.
여름은 피부에 도전이 되는 계절이다. 바다, 계곡, 여행지 등 휴가의 유혹이 넘치지만, 그만큼 피부가 강렬한 자외선과 더위에 노출되는 시간도 길어진다. 이 시기에는 평소보다 피부 트러블이 잦아지고, 여름이 지나기도 전부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그러나 여름이 반드시 피부에 해로운 계절이 될 필요는 없다. 피부의 변화를 이해하고 생활 속 관리를 조금만 정교하게 해도, 즐거운 휴가 뒤에도 건강하고 생기 있는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피지 분비가 늘어나 여드름이나 트러블이 잦고, 강한 자외선은 기미·잡티와 같은 색소 질환을 유발한다. 때로는 일광화상처럼 피부가 직접 손상되기도 한다. 여름철 피부는 내버려 두면 쉽게 손상되지만,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오히려 피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안, 즉 클렌징이다. 여름철 피지와 땀은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유발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성 피부나 여드름 피부라면 약알칼리성 클렌저로 하루 두세 차례 세안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오후 시간, 얼굴에 기름기가 많아졌을 때 가볍게 한 번 더 세안해주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단, 세안 후 당김이나 따가움이 있다면 제품을 바꾸거나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 과도한 세정은 오히려 피부 장벽을 약화시킨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보습도 여름에 소홀히 하기 쉬운 항목이다. 겉은 번들거리지만 속은 건조한 ‘속건조형 지성 피부’가 의외로 흔하다. 이런 경우 수분 크림보다는 수분감 있는 로션 같은 가벼운 보습제를 여러 번 나눠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냉방이 강한 실내나 건조한 비행기 안에서는 수분 미스트나 휴대용 보습제를 수시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분 섭취다. 하루 2ℓ 이상의 물을 꾸준히 마셔야 피부 속 수분이 유지된다. 제철 과일도 수분 공급에 도움이 된다.
자외선 차단은 여름철 피부 건강의 핵심이다. 자외선은 기미나 주근깨 같은 색소 침착뿐 아니라 피부 노화의 주범이기도 하다. [SPF 30 이상, PA+++]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고, 땀에 의해 쉽게 지워지는 만큼 3~4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필요하다. 메이크업한 경우라면 선스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다고 해서 햇빛에 무방비로 노출돼선 안 된다. 그늘을 찾고, 모자나 양산을 활용해 물리적으로도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하루 외출 후에는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강한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 모공이 늘어나고,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럴 땐 냉장 보관한 진정용 마스크팩이나 알로에 겔 등을 활용해 피부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열감이 심한 경우 얼음찜질도 효과적이며, 오이나 감자처럼 자극이 적은 천연 재료로 만든 팩도 단기간 사용에 한해 도움이 된다.
여름은 피부에 위협이 많은 계절이지만, 반대로 피부 관리에 따라 그 차이가 가장 도드라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무심코 보내기보다는 내 피부에 맞는 관리법을 실천하고, 일상의 습관을 점검해보자. 휴가 후에도 밝고 건강한 피부로 가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지원(마이미의원 원장/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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