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계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미분양과 건설 원가 상승에 건설사들은 영업손실을 겪고, 채무 상환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에 건설사들은 해외 건설 수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해외 건설 수주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2배인 약 12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은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 원 이상의 건설사 22개 중 45%는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을 초과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이 전년 6곳에서 10곳으로 늘어났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 미만이면 채무 상환이 어렵다. 즉, 번 돈보다 이자로 나가는 돈이 더 크다는 뜻이다.
현대건설은 이자보상배율이 -12.6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금호건설(-8.6), 동부건설(-6.2), 코오롱글로벌(-0.5)를 기록했다. 이들은 영업손실로 이자 감당 능력이 취약하다. 또 이자 비용 증가율로 보면 SGC E&C가 135.4%로 전년 대비 2.35배 급증했다. 코오롱글로벌(124.3%), 현대건설(57.0%), 동부건설(47.7%), DL건설(46.4%)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침체에 건설사들은 훈풍이 불고 있는 해외 건설 수주에 몰두하고 있다. 이달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가스 플랜트를 수주했다. 총 계약금액은 77억 달러(약 10조9825억원) 규모다. 이는 현대건설이 지난해 사우디에서 수주한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50억 달러·7조1315억원)보다 10억 달러 많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사우디 루마·나이리야 화력발전 플랜트 2건(총 15억4000만달러)을 수주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중동 지역발 대형 수주를 이어나가기 위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지역본부(RHQ)를 개설했다. 올해 수주 목표량도 전년 실적 대비 50% 오른 10조7000억원으로 올렸다.
지난 2월에는 현대건설이 사우디 쿨리스·후마이즈 380㎸ 송전선로 공사 2건(총 3억8000만달러)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말 해외 누적 수주액 1조 달러(약 1426조3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삼성E&A가 UAE 타지즈 메탄올 생산 플랜트(16억8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해외 건설 수주에서는 중동이 이끌고 있다. 최근 해외건설협회 ‘1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총 수주액이 82억1000만 달러(약 11조7099억원)로, 4년 만에 8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중 60%가 중동발 수주다. 총 49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6.3% 증가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은 60여년 전부터 주력 시장이었으며, 대형 플랜트 사업이 많아 수주액도 커 1순위 시장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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