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저주에 걸린 호색한…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 19년 만에 내한

Է:2025-04-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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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일 서울·대구·부산서 공연… 초연 20주년 기념 월드 투어 일환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이 4월 서울, 대구, 부산에서 19년 만의 내한 공연을 펼친다. 마스트인터내셔널

프랑스의 대표적 싱어송라이터 펠릭스 그레이는 오랫동안 돈 주앙(Don Juan) 캐릭터에 매료됐다. 스페인에서 돈 후앙, 이탈리아에서 돈 조반니로 불리는 돈 주앙은 중세 민간 전설 속 바람둥이다. 17세기 스페인 작가 몰리나가 ‘세비야의 난봉꾼과 석상(石像)의 초대’(1624)로 처음 극화한 후 서구인들에게 친숙해졌다. 몰리에르의 연극 ‘돈 주앙’(1665)과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1787) 등 다양한 작품으로도 만들어졌다. 대체로 오만한 귀족 호색한이 유혹하던 아가씨의 부친인 기사를 죽인 뒤 난봉꾼 행각을 이어가다가 석상이 된 기사의 혼백에 의해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레이가 대본과 작곡을 맡은 뮤지컬 ‘돈 주앙’은 기존 이야기와 다르다. 돈 주앙이 자신에게 죽임을 당한 기사로부터 저주를 받는데, 그 저주는 ‘사랑’이다. 그리고 돈 주앙은 기사의 석상을 만들던 조각가 마리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마리아는 군인 라파엘의 연인이었고, 라파엘은 마리아와 사랑에 빠진 돈 주앙과 결투를 벌이게 된다.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의 대본, 작곡, 가사를 쓴 펠릭스 그레이. 마스트인터내셔널

그레이의 첫 뮤지컬 ‘돈 주앙’은 프랑스와 캐나다 공동 제작으로 2004년 2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을 올렸다. 프랑스 최대 흥행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연출가 질 마으가 연출한 이 작품은 캐나다 초연에 이어 2005년 프랑스 초연과 캐나다 앙코르 공연까지 성공을 거뒀다. 덕분에 1998년 초연한 ‘노트르담 드 파리’ 이후 프랑스를 대표하는 히트 뮤지컬로 자리잡았다.

프랑스 뮤지컬은 대사 없이 노래로 전개되는 ‘성 스루’(Sung-Through) 형식이다. ‘돈 주앙’ 역시 41곡의 강렬한 넘버가 관객을 먼저 사로잡는다. 초연 전에 발매된 OST 앨범이 캐나다와 프랑스에서 수 주간 인기 순위 1위에 올랐을 정도다. 프랑스 뮤지컬의 또 다른 특징은 배우가 노래와 춤, 연기를 함께 하는 영·미 뮤지컬과 달리 가수와 무용수로 구분된 캐스트를 운용한다. 무용수들의 춤은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그들이 처한 상황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돈 주앙’의 경우 스페인 배경에 맞춰 전문 플라멩코 댄서들이 나온다.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이 4월 서울, 대구, 부산에서 19년 만의 내한 공연을 펼친다. 마스트인터내셔널

‘돈 주앙’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2006년 내한공연을 통해서다. 2005년 초반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이 폭발적인 반응이 일으키면서 프랑스 뮤지컬이 잇따라 소개된 것과 관련 있다. ‘돈 주앙’의 내한공연은 3주간 3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고, 그 성공에 힘입어 2009년 라이선스로도 제작됐다. 그리고 19년 만에 이뤄진 올해 내한공연이 4월 4~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8~20일 대구 계명아트센터, 25~27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돈 주앙’ 내한공연은 지난해 초연 20주년을 맞아 기획된 월드 투어의 일환이다. 지난해 캐나다, 프랑스, 중국, 대만에 이어 올해 한국, 불가리아, 세르비아 등에서 공연이 열린다. 2006년 내한공연과 비교해 극본과 음악에는 변화가 없지만, 조명과 LED 장치를 추가해 무대 효과를 강화했다. 주인공 돈 주앙은 2021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 당시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준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띠가 맡는다.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이 4월 서울, 대구, 부산에서 19년 만의 내한 공연을 펼친다. 마스트인터내셔널

‘돈 주앙’의 작곡가·작사가·대본가인 그레이는 최근 한국 언론과 만나 “내 영혼, 열정, 재능을 다 갈아넣은 ‘돈 주앙’은 내 자식과 같다. 20년 넘게 여러 나라에서 공연되는 것을 보면 부모가 자식을 보듯 뿌듯하다”면서 “한국은 캐나다와 프랑스 초연 이후 처음 공연이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라이선스로도 처음 제작된 곳이다. 당시 한국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보고 깜짝 놀랐었는데, 이번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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