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내각 합류로 공석이 된 보궐선거들이 잇달아 치러진다. 하지만 공화당 강세 지역구에서조차 민주당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미 일부 주의회 보궐선거에선 민주당이 이변을 일으킨 경우도 적지 않다. 트럼프 취임 2달여 만에 여론이 뒤집히기 시작하자 공화당 내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내달 1일 플로리다주 1선거구와 6선거구에서 연방 하원 의석을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가 열릴 예정이다. 1선거구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됐다가 논란 끝에 사퇴한 뒤 의원직에서도 물러난 맷 게이츠 전 의원의 지역구였으며 6선거구는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의 지역구였다. 두 지역구는 모두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구다. 지난해 11월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1선거구와 6선거구에서 각각 37%포인트·30%포인트 격차로 대승을 거뒀다.
문제는 6선거구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의 추격세에 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화당 성향 조사기관인 파브리지오 워드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립학교 교사 출신인 조시 와일 민주당 후보는 44%를 얻어 주 상원의원 출신인 랜디 파인 공화당 후보를 3%포인트 차로 앞섰다.
모금액도 3월 중순까지 와일은 거의 1000만 달러를 모은 반면 파인은 1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친공화당 성향 단체들이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구 전 의원이었던 왈츠 보좌관이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에 제프리 골드버그 디 애틀랜틱 편집장을 초대하고는 예맨 공격 사실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며 여론은 더 나빠지고 있다.
공화당 내 우려는 커지고 있다. 공화당은 미국 하원에서 218석으로 정확하게 과반 의석을 유지하고 있다. 1~2석만 잃게 되더라도 민주당으로 하원이 넘어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에 대한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지명을 철회했다. 스터파닉은 민주당세가 강한 뉴욕주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올해 주의회 선거에서 선전한 바 있다. 1월 아이오와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는 트럼프가 20%포인트 차로 이겼던 선거구에서 4%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이달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트럼프가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승리한 선거구를 탈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은 올해 여러 주 의회 선거에서 반전을 이뤄냈고 이번 선거에서도 예상보다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여전히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부재자·사전투표에서 공화당원들의 참여 비중이 높은 까닭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승리하더라도 격차가 크지 않다면 트럼프와 공화당엔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왈츠 이전 해당 지역구에서 하원의원을 지낸 공화당 소속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022년 주지사 선거와 2024년 대선에서 이긴 격차보다 적게 이긴다면 그 자체로 낮은 성과”라고 지적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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