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요? 나눔보다 자립, 스스로 서야 희망 있죠”

Է:2025-03-28 15:41
:2025-03-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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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포스코 청암상 봉사 부문 수상, 이철용 CAMP 대표
“수상자는 내가 아니고 동역자와 직원, 그리고 주민”

이철용 목사가 26일 필리핀 타를라크 CAMP에 있는 정미소 앞에서 필리핀 사람들의 '자립'과 이를 통한 희망의 내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필리핀과의 만남은 2007년 마닐라의 대규모 쓰레기 매립지에서였다.

메탄 가스가 가득하고 곳곳에서 쓰레기 태우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로는 ‘쓰레기 산’ 위에 서서 이 나라에 희망을 주는 일을 하기로 다짐하고 지금까지 필리핀 사람들의 친구로 사는 선교사가 있다.

필리핀 ‘캠프(CAMP·Center for Asian Mission for the Poor)’를 이끌고 있는 이철용(62) 목사 이야기다. 올해로 18년째 가난한 필리핀 사람들의 자립을 돕고 있는 이 목사는 올해 포스코 청암상 봉사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다음 달 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진행된다.

26일 필리핀 타를라크의 CAMP에서 만난 이 목사는 “필리핀을 위해 살아야겠다고생각한 뒤 어느새 20년 가까이 흘렀다”면서 “필리핀 사람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가난을 극복하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선교사인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청암상 수상자는 내가 아니라 CAMP에서 헌신하는 모든 동역자와 직원, 주민들”이라면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뜻하지 않게 큰 상과 상금까지 주셔서 오랫 동안 계획해 온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을 더 잘 도울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포스코청암상은 철강 산업 선구자로 포스코를 창립한 박태준 명예회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6년에 제정됐다. 해마다 과학과 교육, 봉사, 기술 등 4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시상한다.

그동안 기독교에서는 가나안 농군학교(2014년) 한동대(2015년) 여명학교(2019년) 유해근 재한몽골학교 이사장(2022년) 등이 교육상을 받았고 원주희 샘물호스피스선교회 회장이 2018년 봉사상을 받았다.

이 목사는 필리핀 사역 초창기부터 구호보다는 일자리 만들기에 관심을 뒀다. 대표적인 빈민 지역인 불라칸주 타워빌에서는 여성 가장을 위한 봉제센터를 설립했고 ‘네이처링크’라는 유기농업 법인도 설립해 현지인에게 생산과 판매를 경험하도록 했다. 2023년에는 코이카와 협력해 민다나오 지역에서 ESG 기반 농업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타를라크의 CAMP에서도 자립을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쌀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해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정미 기계를 설치했다. CAMP가 운영하는 직업이나 기술 교육을 수강한 주민에겐 일상 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도 지급할 예정이다.

바우처는 차 없이 어디도 갈 수 없는 오지 주민들이 CAMP 차량을 이용해 시내로 나갈 때나 CAMP가 제공하는 깨끗한 식수를 사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무조건 나눠주는 사역도 지양하면서 주민에게 자립에 필요한 교육까지 하는 일석이조의 방안인 셈이다.

이 목사는 “자립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게 선교의 또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며 앞으로도 보람있는 사역을 하고 싶다”고 말한 뒤 정미소 위에 딸린 작은 집으로 퇴근했다.

타를라크(필리핀)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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