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깊어질수록 빛은 더욱 또렷하게 보입니다.”
15일 서울 백석대 목양동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 구약신학회(회장 유선명 교수) 제54차 학술발표회에 모인 학자들은 구약 예레미야서와 에스겔서에 나타난 ‘회복’의 메시지에 주목했다. 이 자리에서는 “절망이 끝이 아니라 과정이며 하나님의 손길은 여전히 역사하고 있음을 믿는 것”이 신앙인의 자세로 지목됐다.
고대곤 횃불신대 박사는 ‘참 선지자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제로 구약 예레미야 26~45장을 분석했다. 그는 “예레미야의 예언은 절망에서 멈추지 않는다. 하나님이 다시 회복하실 것을 약속하셨다”고 말했다. 고 박사는 예레미야 30~33장을 ‘위로의 책’이라 지칭하며 “예루살렘이 무너지고 백성이 포로로 끌려갔지만 하나님은 ‘새로운 언약’을 주셨다. 이는 단순한 체제의 회복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희성 총신대 박사는 “예레미야의 메시지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하나님이 실제로 회복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준다”고 논평했다. 이 박사는 “심판의 예언이 이뤄졌다면 회복의 약속도 반드시 성취될 것”이라며 “하나님이 선포하신 희망은 신뢰할 만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상우 대한신대 박사는 에스겔 2장 1절~3장 15절과 37장 1절~14절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일하는 방식을 분석했다. 강 박사는 “어둠이 짙을수록 빛이 선명해진다”는 격언을 인용하며 “에스겔 37장의 ‘마른 뼈 환상’은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생명을 주실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해당 구절에서 하나님은 선지자 에스겔을 한 골짜기로 데려가 골짜기에 가득 쌓인 사람의 뼈 무더기를 보여주신다. 오랫동안 방치돼 바짝 마른 뼈들을 바라보는 에스겔을 향해 말씀하신다.
“너희 마른 뼈들아. 내가 생기를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강 박사는 “이스라엘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하나님은 ‘생기’를 불어넣으셨다”며 “이는 단순한 재건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이 함께할 때만 가능한 회복을 의미한다”고 역설했다.
박영복 서울성경신대 박사는 논평에서 “에스겔서가 말하는 희망은 단순한 재건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라며 “하나님의 영이 임하면 죽은 것 같은 상태에서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절망이 지배하는 순간에도 하나님이 일하고 계심을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드린 예배에서 회장 유선명 백석대 교수는 ‘내게 있는 이것’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유 교수는 “은과 금이 없을 때 우리는 하나님께 더욱 의지하게 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1세기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그분의 사람들을 통해 일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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