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정부효율부(DOGE)에서 20명 이상의 공무원이 사임했다. 사실상 공공 서비스를 해체하는 작업에 동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의 본업인 테슬라도 흔들리고 있다. 유럽에선 머스크에 대한 반발이 커지며 테슬라 차량의 판매량이 급감했고 주가도 폭락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1명의 DOGE 직원들은 25일(현지시간) “우리는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대통령 행정부 전반에 걸쳐 헌법에 대한 우리의 선서를 지키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그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핵심 정부 시스템을 손상시키거나 미국인의 민감한 데이터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중요한 공공 서비스를 해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연방 정부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머스크가 고용한 많은 사람이 앞으로의 임무에 필요한 기술이나 경험이 없는 정치적 이념가들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집단 사직은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공무원 해고에 대한 일시적인 차질”이라며 “이는 수천명의 정부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강제로 해고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지연, 중단하려는 법원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 기사가 “가짜 뉴스”라고 게시했다. 그러면서 “그 직원들은 사임하지 않았다면 해고됐을 민주당 정치 잔당”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가 소유한 테슬라도 위기에 처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내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가 9945대로, 작년 동월(1만8161대)보다 4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유럽 시장의 전체 전기차 판매는 37% 증가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달 독일에서 1277대를 판매해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프랑스에서의 판매량도 1년 전보다 63% 줄어 2022년 8월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저조한 유럽 내 실적은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했으며 진보좌파 노동당 출신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투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로뉴스는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 판매가 1월 유럽 전역에서 급락했다”며 “이는 머스크의 정치적 개입으로 인해 유럽 구매자들이 돌아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8% 이상 폭락하며 302.8달러로 마감했다. 이와 함께 연초 대비 20%가량 급락하며 시총 1조달러도 무너졌다.
오펜하이머의 분석가 콜린 러쉬는 야후파이낸스에 “머스크의 정치 활동은 테슬라 판매의 잠재적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테슬라가 2023년 초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캘리포니아와 유럽은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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