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부 세력이 제기하는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의 극우 보수가 조작한 싸구려 정치적 술수”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중국에선 한국에서 제기되는 중국 관련 음모론들이 반중정서를 고조시켜 한·중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0일 밤 ‘한국 극우 보수주의자들이 조작한 ‘중국 개입’ 루머는 싸구려 정치적 술수’라는 제목의 사설을 올렸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10월 한국의 계엄령 위기 이후 국민의힘 일부 당원들이 의도적으로 ‘반중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며 “‘중국이 한국의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한국 일부 극우 보수 세력이 만들어낸 ‘정치적 익살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중국과 관련된 황당한 주장이 자주 들린다”며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최근 집회에서 ‘중국인들이 가는 곳마다 탄핵에 찬성한다’고 발언한 것과 윤석열 대통령 측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자시스템 비밀번호 ‘12345’를 두고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코드번호로 중국에서 접근할 수 있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매체는 “이처럼 조작된 허위 주장들은 한국 국내의 정치 문제에 중국을 끌어들여 정치적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잔더빈 상하이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소장은 한국의 극우 보수 세력이 “반중정서를 고조시켜 여론의 지지를 얻고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 하고, 중국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중국 위협론’을 부각해 미국 등 서방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반중 음모론의 배경에 윤석열 정부의 실패라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윤 정부 들어 한국의 장기 실업률은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폭등해 탈서울 현상이 심화했으며, 의료개혁에 따른 전공의와 인턴의 대량 사직이 국민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런 문제를 ‘노(NO) 차이나’ 팻말 몇 개로 숨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극우 보수의 왜곡된 반중 선동이 정보가 부족한 일부 시민을 속일 수는 있지만, 대다수 한국 국민은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와 다른 문제들이 중국과 무관하며 오직 그들 자신의 정책의 결과임을 잘 안다”고 강조했다. 잔 소장도 “한국 극우 보수 세력이 조작한 음모론은 결국 그들 자신을 함정에 빠뜨릴 것”이라며 “근거 없는 반중 선동이 과장될수록 한국 국민의 반감과 회의감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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