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과도정부의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이 두 번째 순방국으로 튀르키예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난다. 과거 정권과 다르게 이란보다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를 먼저 찾아간 알샤라 대통령의 광폭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파흐레틴 알툰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장은 3일(현지시간) 엑스에서 “알샤라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를 찾아 정상회담을 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리아의 최근 상황이 전반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리아의) 경제 회복과 지속 가능한 안정, 안보를 위한 양국 공동의 조치가 논의될 것”이라며 “다자간 플랫폼을 통한 시리아 지원 방안도 의제에 있다”고 덧붙였다.
알샤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중심의 반군을 이끌고 바샤르 알아사드 당시 대통령의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다. 이후 수립된 시리아 과도정부는 지난달 29일 회의에서 알샤라를 임시 대통령을 추대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한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 대원으로 활동했고 미군에 체포돼 5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2012년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자 HTS의 전신인 알누스라 전선 사령관으로 취임했고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다.
HTS는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으로 출범했지만 2016년에는 독립 단체를 표방하고 있다. 알샤라 대통령은 현재 과도정부 체제에서 여성에 히잡 착용을 강제하지 않는다고 선언했고 서방국 대표단을 만나며 ‘정상 국가’로서의 시리아를 부각하고 있다.
알샤라 대통령은 2일 첫 해외 순방국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찾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는데, 이는 아사드 정권과 차별화하는 파격 행보로 평가됐다. 아사드 정권에서 시리아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밀착했고, 북한‧러시아 등 반서방국과 교류했다.
사우디는 시아파를 적대시하는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이고,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다. 알샤라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에서 이란보다 사우디‧튀르키예를 먼저 찾은 것은 서방세계에 보낸 우호적 신호로도 해석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20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