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이 내란수괴 혐의로 체포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가 헌법과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며 헌법재판소(헌재) 판결이 한국 사회의 통합과 신뢰 회복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학술원은 17일 서울 양재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화평홀에서 ‘한국의 민주정치, 법치, 한국기독교’를 주제로 제107회 월례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행위를 옹호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으나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더라도 그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헌법적 질서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교회 역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발제자로 나선 김영훈 숭실대 전 대학원장은 헌법 제77조를 근거로 비상계엄의 법적 요건과 한계를 분석하며 헌재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헌재는 단순히 대통령의 행위를 평가하는 곳이 아니라, 헌법적 질서를 바로 세우는 중심적 역할을 한다”며 “헌재의 판결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법치주의를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적 논란을 넘어 헌재가 법치주의와 민주적 기본질서를 재확립할 중요한 기회”라며 교회도 갈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한 기독교학술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혼란의 시대일수록 법치주의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여야는 헌법의 정신을 따라 사법부와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승복해야 하며 국민 역시 정당 선호를 떠나 헌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치주의를 따르는 것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고 통합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개회예배 설교자로 나선 김중석 사랑교회 원로목사는 잠언 11장 11절을 인용하며 “정직한 자의 축복이 성읍을 진흥하게 한다”고 전했다. 그는 “현 상황은 위태롭지만 하나님께서 정직한 리더십을 통해 난국을 극복하실 것”이라며 성도들에게 성경적 가치와 법치주의를 지지할 것을 요청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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