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의회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공식 승인했다. 4년 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인증 당시 트럼프를 지지했던 폭도들이 의사당을 난입했던 것과는 달리 아무런 소란 없이 평화롭고 차분하게 진행됐다.
트럼프의 대선 경쟁자이자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상·하원 합동 회의를 주재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그가 지난달 18일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에서 전체 538명 중 312명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잠시 멈춘 해리스는 이어 자신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선거인단 226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도 기립 박수로 격려했다. 이어 부통령 선거인단 투표 결과도 발표했다.
해리스는 이후 새 대통령과 부통령의 임기가 오는 20일부터 시작된다고 발표한 뒤 회의를 종료했다. 이날 발표로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이날 회의는 사전에 지명된 상·하원의원들이 주별로 선거인단 수와 투표 결과를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이의제기 등 소란은 전혀 없었다. 해리스는 회의 내내 담담하고 차분한 표정이었다. 뉴욕타임스는 “해리스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발표를 중단 없이 당당하게 진행했다”며 “개표 결과 발표는 극적인 상황 없이 빠르게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도 상원의원 자격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해리스는 합동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공직 내내 해왔던 일을 했다”며 “그것은 미국 헌법을 수호하고 지지하겠다고 수차례 했던 선서를 지키는 것이었으며 여기에는 미국 국민의 선거 결과를 결정하는 내 헌법상 의무 이행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절차에 대해 “우리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기중 중 하나는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관한 것”이라며 “미국 국민이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는 또 “미국의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려는 우리의 의지만큼이나 강하다고 믿는다”며 “모든 사람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존중해야 한다. 그렇게 않으면 민주주의는 매우 취약하고 위기의 순간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무표정하고 단호한 어조였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4년 전 트럼프의 대선 불복 선동 연설과 뒤이은 트럼프 지지자 의사당 난입 사태 탓에 이날 의회 의사당 건물 내부와 주변에는 대형 펜스가 설치되는 등 보안이 강화됐다. 인근 도로도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하지만 4년 전과 달리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워싱턴DC 등 동부 지역에 폭설까지 내리면서 의사당 주변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트럼프는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정권 인수에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바이든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법안부터, 비싸고 말도 안되는 친환경 사기와 돈 낭비 사기에 대한 행정명령에 이르기까지 정권인수를 가능한한 어렵게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려워마라. 이런 ‘명령’들은 모두 곧 종료될 것이며 우리는 상식과 힘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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