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영장 집행에 나섰던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내에서 신원 미상의 누군가가 개를 산책시키고 있는 모습을 포착해 공개한 유튜버가 대통령실에 의해 고발당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전날 오후 유튜버 ‘고양이 뉴스’와 방송사 MBC SBS JTBC를 군사기지및군사시설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다. 구독자 약 45만명을 보유한 이 유튜버는 이날 ‘윤석열 한남동 관저 체포 생방송’이라는 제목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다 관저 내부에서 흰옷을 입은 누군가가 하얀 개를 데리고 나와 산책하는 모습을 포착해 내보냈다. 유튜버는 이를 김건희 여사가 강아지와 산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MBC 등 방송사 세 곳은 이날 헬기와 드론 등을 이용해 대통령 관저 내부를 생중계했다. JTBC는 보도 중 ‘헬기를 이용해 최초로 대통령 관저를 촬영했다’라고 언급한 뒤 오후에 해당 기사를 삭제하기도 했다. 대통령 관저는 제1급 보안 시설이자 비행 금지 구역으로 항공 촬영을 비롯해 어떤 형태로든 사진이나 영상 촬영이 불가능하다. 국방부는 2022년 8월 윤 대통령 관저가 있는 한남동 일대를 제한 보호 구역으로 지정했다.
대통령 경호처나 대변인실의 허가를 받지 않고 관저를 무단 촬영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고발 사실이 알려지자 고양이 뉴스 측은 유튜브 채널에 “(MBC SBS JTBC와 함께)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4대 언론사가 됐다”라며 대통령실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적었다. MBC 등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촬영해 보도한 것"이라면서 "고발장을 받으면 검토한 뒤 대응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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