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면서 홍콩 인권 문제를 제기하자 중국 측이 취재진을 회담장에서 쫓아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시 주석과 회담하며 “지미 라이의 옥중 건강 악화에 대한 보도에 우려한다”고 말했다.
영국 시민권자인 지미 라이(76)는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강제 폐간된 홍콩 빈과일보의 사주다. 2020년부터 구금 상태다.
‘지미 라이’ 발언이 나온 뒤 중국 당국자들이 일어나 영국 기자들을 회담장에서 나가도록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기자들이 ‘공격적으로’ 회담장 밖으로 내몰렸다고 묘사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스타머가 역사적 회담에서 인권 문제로 중국 지도자 시진핑에 도전했다”며 “스타머 총리가 불편한 주제를 제기하자 기자들이 방에서 쫓겨났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회담은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인 2018년 2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두 나라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과 영국 공공기관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 의혹 등을 둘러싸고 갈등해왔다.
경제 성장 촉진을 최우선 과제로 앞세운 노동당 정부는 중국이 주요 교역 상대인 만큼 관계 개선을 모색 중이다.
영국 총리실은 이날 정상회담 후 성명에서 양국 정상이 무역과 투자 등 분야에서 협력관계 강화를 논의했다면서도 “총리는 홍콩, 인권을 포함해 다른 관점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측 발표 자료에는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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