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북한 대남방송으로 소음피해를 입고 있는 접경지역에서 주민 목소리를 청취하며 윤석열정부의 ‘안보 빈틈’을 공략했다. 최근 가중하고 있는 안보 불안 문제에 대한 정부 책임을 부각하고 동시에 입법 해결책을 약속하며 야당이 유능함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군 당산리마을회관에서 ‘북한 대남방송 소음피해 주민 간담회’를 열고 “민방위기본법을 개정해 북한의 공격 행위로 피해를 입은 데 대해 조금이나마 보상할 수 있는,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종일 반복되는 최대 81dB(데시벨)의 방송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하자 입법적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주민들은 이 대표에게 북한 대남방송으로 주민들의 수면장애 외에 가축이 새끼를 사산하거나 닭이 알을 낳지 않는 등 물질적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문제는 법을 개정해도 예산을 만들어서 실제로 (피해 보상을) 할지 말지를 정부가 결정한다”며 “(정부가) 안 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정치와 국정이 잘못되다 보니 결국 주민들이 직접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피할 수 있는 걸 피하지 않고 자극해서 불필요한 피해를 입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도 현장에 와서 심각성을 느껴보시고, 상호 적대적인 대결정치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며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대북소통 채널을 회복하고, 북한과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찾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후 영종도와 인천국제공항 등의 외곽 경비를 맡는 육군 제17보병사단 제3경비단을 방문해 병력 자원 부족 문제를 청취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북한군 모니터링단을 파견하는 것과 관련해 “그곳은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장”이라며 “전장에 정부 관계자가 가는 것은 엄격히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란 게 저희 해석이고, 그게 한반도 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면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안보와 관련한 정부 비판 수위를 높이며 전통적 보수 의제인 안보 영역에서 정권과 차별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가정보원에서 북한군 전쟁포로를 심문하기 위한 ‘심문조’를 현지에 파견하겠다고 한다. 제정신인가”라며 “고문 기술을 전 세계에 전수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