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며 “파병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 “파병으로 위장한 총알받이 용병”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단계적이라는 건 (우크라이나) 전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 하는 것과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의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정부 대표단이 북대서양조양기구(NATO)에 가서 정보 수집을 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대표단이) 귀국하면 NATO에서 파악한 정보와 우크라이나 현장에서 수집한 여러 정보를 종합해 정부 기본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파병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말한다”며 “파병 외에 모니터링단, 전황분석단 등은 군 또는 정부가 앞으로 미래에 있을 수 있는 어떤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모니터링단 등 파견 또한 국회 동의가 필요한 파병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법에 보면 소규모 파병에 대해서는 장관이 알아서 판단하게 돼있다”며 “소규모 파병을 한다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소규모 파병’의 기준에 대해서는 “규모의 문제, 기간의 문제, 임무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군이 규모를 갖춘 상태에서 장기간 전투 임무를 수행하거나 그외 유사한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파병으로 판단하고 (그동안) 국회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수의 전황분석단, 모니터링단은 가서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미래 대비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소규모 파병’의 기준으로는 과거 운영했던 참관단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1~2개월의 기간, 1~15명의 인원 등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이 포로가 될 경우 통역 지원 등을 파병으로 볼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통역 지원이 파병이냐는 문제는 검토를 해봐야 하는데 북한군도 군인으로 투항했다든지 포로로 잡히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여기에서 된다, 안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러시아의 북한에 과학기술을 지원하더라도 대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우리가 쭉 평가한 것은 러시아가 생각보다 강하지 못하더라는 것이고, 특히 재래식 전력을 보니 위협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라며 “러시아가 북한에 전력을 지원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우리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술핵, 원자력추진잠수함, 정찰위성 등 4가지를 북한이 필요로 하는 첨단 기술 분야로 꼽았다. 김 장관은 “ICBM부터 말하면 재진입 기술은 거의 완성에 가깝다고 본다”며 “위성도 쏘다가 실패했지만, 성공 직전까지 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미동맹과 한미일 차원에서 정보를 다 공유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감시정찰 능력을 북한이 따라오려면 멀었다”고 강조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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