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2일 개장 초반 2% 이상 하락하며 5만원대에 진입했다.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에 반도체가 고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장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6% 하락한 5만9900원을 기록해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에 진입한 것은 장중 5만9100원까지 하락했던 지난해 3월 16일 이후 약 1년7개월 만이다. 이후 낙폭이 줄어들면서 오전 10시 현재 6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약세는 이스라엘-레바논발 중동전 발발 우려에 더해 호주계 투자은행(IB) 맥쿼리가 주가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결과로 보인다. 맥쿼리는 최근 삼성전자를 ‘병약한 반도체 거인’에 빗대며 ‘매수’였던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목표 주가도 기존(12만5000원)의 절반 수준인 6만4000원을 제시했다.
맥쿼리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다운 사이클(불황기)에 접어듦에 따라 삼성전자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서비스에 꼭 필요한 HBM의 경우에도 미국 1위 업체 엔비디아 납품이 늦어지는 등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맥쿼리는 삼성전자의 2026년 HBM 매출액 전망치가 130억 달러로 SK하이닉스(300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1개월 전만 해도 13조6600억원에 이르던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새 11조2300억원으로 2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NH투자증권이 12만원이었던 목표 주가를 9만2000원으로, 9월 KB증권이 13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내리는 등 국내 증권업계의 삼성전자 목표 주가 하향도 잇따르고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7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