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2일 한국에서 개막하는 세계복음주의권 올림픽 ‘제4차 로잔대회’의 서울선언문에 디지털 선교 과제와 함께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성혁명과 젠더이데올로기에 대한 세계 복음주의적 입장이 담긴다. 4차 로잔대회는 세계 기독교 흐름인 ‘다중심적 기독교(Polycentric Christianity)’에 따른 다양한 선교 전략을 모색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친환경 대회’로 치러진다.
제4차 로잔대회 한국준비위원회(위원장 유기성 목사)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대회는 ‘교회여, 다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 주제로 다음 달 22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리며 전 세계 202개국 5000여명이 참가한다.
로잔운동은 미국과 영국의 복음주의 지도자인 빌리 그레이엄(1918~2018), 존 스토트(1921~2011) 목사가 복음주의 선교의 동력을 찾고 교회의 선교적 정체성을 재발견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1차(1974년) 스위스 로잔을 시작으로 2차(1989년) 필리핀 마닐라, 3차(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렸다.
제4차 로잔대회 공동대회장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는 “세계 기독교 중심축이 서구권에서 비서구권으로 변화되는 시대 가운데 한국교회가 아시아 교회와 함께 로잔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다”며 “세계 기독교가 다시 갱신하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잔대회의 대표적인 신학적 유산으로는 문서운동이 꼽힌다. 각 대회에서 채택된 신앙 선언문은 세계복음주의권 교회와 신학교, 선교단체 등의 선교 이정표가 돼 왔다. 로잔언약(1차 대회)은 미전도종족 선교의 가능성에 대해 도전을 제시했고, 마닐라 선언(2차 대회)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북위 10~40도 사이에 있는 지역을 ‘10/40 창(window)’으로 명명하며 미전도종족 선교를 구체화했다. 케이프타운 서약(3차 대회)은 생태위기, 기후변화, 빈곤 등의 변화에 맞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선교를 강조했다.
4차 로잔대회 문서인 서울선언문은 복음, 성경, 교회, 인간됨, 제자훈련, 세계 문제, 과학기술을 다룬 7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특히 ‘인간이 되는 것에 대한 의미’ 부분에서 동성애에 대한 세계 복음주의적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목사는 “성경은 동성애에 대해 창조 질서를 위반한 죄이며 이를 회복해야 할 것으로 명시한다”며 “3차 로잔대회 후 2011년 브라질을 시작으로 급속도로 이뤄진 동성 합법혼에 대해 복음주의적 목소리를 내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과 갈등으로 고통받는 세계 질서 가운데 평화를 위한 기독교적 관점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교회 입장도 선언문에 담긴다. 유기성 준비위원장은 “북한이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를 핍박하는 대표적 나라임이 자명하므로 세계교회가 그 부분에 대해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음주의 신앙과 기도의 영성이 있는 한국교회가 내실있게 발전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문대원 준비위 총무는 “한국교회는 복음주의 신앙과 헌신, 기도와 영성 등의 장점이 있는 동시에 개교회주의 성장주의 물량주의 등에 대한 약점도 갖고 있다”며 “다중심적 세계 선교를 위한 글로벌 플랫폼인 로잔운동을 통해 그리스도의 우주적 교회의 일원으로 공헌하고 겸허히 배우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4차 로잔대회는 ‘성령행전’으로 불리는 사도행전을 본문으로 한 강해와 소그룹 토의(834개), 디지털 및 다중심적 기독교 분야 등 협력 활동이 필요한 25개 영역 모임, 로잔운동 50주년 행사, 한국교회를 소개하는 시간 등으로 펼쳐진다.
또 지구촌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친환경 대회로 열린다. 주최 측은 대회 기간에 친환경 페트병과 텀블러 등을 사용하고 종이 자료를 최소화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철저히 분리하는 등 탄소를 감축하는 행사로 치르겠다고 전했다.
대회에 앞선 다음 달 20일부터 이틀간 인천대와 비무장지대(DMZ)에서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프리 로잔컨설테이션’,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정·재계 인사와 국제로잔 지도자 200여명 등을 초청한 환영 연회가 예정돼 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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