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1·임실군청)가 소셜미디어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보다 해외에서의 반응이 뜨겁다. 김예지의 팬아트가 쏟아지는 엑스(옛 트위터)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액션 영화 출연을 제의했고, 남성잡지 GQ는 “파리올림픽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첫 번째 선수”라고 평가했다.
엑스 타임라인에서 31일(한국시간) 밤 11시 현재 3100만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김예지의 경기 영상은 파리올림픽의 것이 아닌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 25m 권총 경기 중계방송이다. 당시 김예지는 42점을 쏴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월드컵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영상을 올린 엑스 이용자는 검은색 모자를 쓰고 격발한 뒤 침착한 표정으로 권총 잠금장치를 풀고 점수를 확인하는 김예지를 “살면서 본 것 중 가장 주인공의 기운이 느껴진다. 너무 무심한데 신비로운 표정”이라고 적었다.
이 영상 아래에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존 윅’, ‘레옹’에서 나탈리 포트만과 ‘원티드’의 앤젤리나 졸리가 권총을 든 사진과 더불어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공상과학(SF) 이미지 같은 온갖 밈(meme)이 따라붙었다.

결국 엑스에서 최다인 1억9000만명의 팔로어와 소통하는 머스크도 등장했다. 머스크는 영상 아래에 “사격 세계 챔피언이 액션 영화에 나오면 멋질 것”이라더니 잠시 뒤 “액션 영화에 섭외해야 한다. 연기를 필요하지 않다”고 적었다. 김예지의 경기 모습 그대로가 영화 속 장면 같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머스크의 팔로어들은 댓글에 봉준호·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사진을 덧붙였다.
김예지의 사진만을 모으는 팬 계정과 팬아트도 잇따랐다. 엑스의 한 미국인 이용자는 김예지의 경기 영상을 그림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유니폼 가슴팍에 일장기를 넣었다가 “한국인이 알면 화를 낼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태극기로 수정했다. 그는 한글로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김예지가 지난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출전한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개인전 경기 영상도 소셜미디어에서 재조명됐다. 당시 김예지는 은메달을, 한국의 오예진(19·IBK기업은행)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경기 영상을 놓고 “아우라가 느껴진다” “강한 내면이 엿보인다” “차가운 표정에 쓸쓸한 눈이 인상적”이라는 호응이 나왔다.

조준경과 눈가리개를 붙인 사격용 안경을 쓴 김예지가 권총을 든 모습에서 공상과학(SF) 만화의 주인공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엑스 이용자들은 “007 영화의 빌런으로 적합하다”거나 “슬픈 사연의 킬러 역이 어울린다” “차가운 표정 뒤의 코끼리 인형이 더 슬퍼 보인다”며 저마다의 상상력을 펼쳐냈다.

GQ는 온라인판 기사에서 “파리올림픽 초반 온라인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개회식의 광대 복장이 아닌 공기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딴 김예지”라며 “온라인 이용자들은 김예지를 최고의 스타로 올려세웠다.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파리올림픽 첫 번째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예지가 경기를 마치고 총을 내려놓으면 달라지는 표정의 반전 매력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메달을 들고 미동도 없이 정면을 응시한 김예지의 시상식 영상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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