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지위를 이용해 후임병의 옷을 벗기고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등 온갖 가혹 행위를 한 해병대 예비역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 고상영 판사는 군인 등 강제추행과 위력 행사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해병대 예비역 A씨(22)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도 명했다.
A씨는 2022년 7월~11월 후임병들에게 자신이 먹고 있떤 과일을 뱉어 먹게 하거나 물 없이 과자를 무리하게 먹게하고 취침 시간 중 게임을 하자는 이유로 4시간가량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등 가혹 행위를 일삼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한 같은해 11월 부대 내 샤워장에서 후임병에게 음란 행위를 강요, 추행하고 옷을 강제로 벗긴 혐의도 받았다.
A씨는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며 ‘서로 장난치다 벌어진 일이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재판부는 그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군 전투력 발휘를 위해 인정되는 선임병의 신분·지위를 악용해 후임병에게 저지르는 가혹 행위는 단순히 피해자 개인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부대 내 사기와 단결을 저해하는 것으로서 군기를 문란케 하는 행위이자 국민들의 군에 대한 신뢰까지 저버리게 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폐쇄적인 해병대 최전방 부대에서 피해를 호소할 수도 없고 돌발행동을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상당한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범행 이전 소년보호 처분 이외에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 수사기관에서 합의서를 제출한 점, 일부 혐의는 다른 병사가 더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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