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지역 시민·퀴어행사단체 간 법정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을 고발한 시민단체에 대해 맞대응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29일 대구시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대구경실련과 대구참여연대는 최근 지역 특정 방송국에 대한 취재거부를 지시해 취재를 방해했다며 홍 시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대구경찰청에 고발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또 최근 경찰이 불송치한 홍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건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시 공식 유튜브 채널인 ‘대구TV’와 홍 시장의 개인 유튜브인 ‘홍카콜라’ 등에서 시정이 아닌 홍 시장의 업적을 홍보하고 있다며 경찰에 고발했었다. 대구경찰청은 홍 시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공무원 3명만 부정선거운동 등 일부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시민단체들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 홍 시장은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상습 무고 단체는 반드시 엄벌에 처하도록 하겠다”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홍 시장은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대구로 특혜 논란, 특정 방송사 취재 불응, 유튜브 홍보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무고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퀴어축제 소송과 관련해서도 항소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소통 플랫폼에서 퀴어축제 관련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한 지지자의 글에 “법리 오해로 항소해서 바로잡을 것”이라며 “단독판사의 독단적 판결로 보며 항소해 합의부에서 판단을 다시 받겠다”고 밝혔다.
최근 대구지법 제21민사단독 안민영 판사는 대구퀴어축제 조직위원회가 집회 방해 등을 이유로 홍 시장과 대구시 등을 상대로 낸 4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에게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지난해 6월 17일 대구시와 퀴어축제 조직위 등은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축제 무대를 설치하는 문제 등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퀴어축제 조직위가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무대 설치 차량 진입을 시도하자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공무원 수백명이 길을 막아섰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은 적법한 집회로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며 무대 설치 차량 진입을 위한 길을 터줬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 공무원들과 경찰관들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대구시는 홍 시장의 입장에 따라 고발, 항소 사안들에 대해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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