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의대생 최모(25)씨가 피해자의 경동맥을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의학적 지식을 범행으로 활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6일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최씨가 피해자인 여자친구 A씨(25)의 목 부위 경동맥을 찌른 사실을 확인하고 ‘계획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라고 8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최씨의 계획범죄 정황은 또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범행 약 2시간 전 경기도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한 뒤 A씨를 불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역시 계획범죄임을 인정했다.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가) 범행을 인정했고 오랫동안 계획한 범죄는 아니지만 계획했다. 우발범죄는 아니다”고 이날 밝혔다.
최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사거리 인근 15층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대학생 여자친구 A씨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경찰은 “옥상에서 한 남성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최씨를 끌어냈다. 이후 “약이 든 가방 등을 두고 왔다”는 최씨 진술을 토대로 현장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발견하고 오후 6시쯤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발견 당시 피해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이 피해자 시신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 사인은 흉기에 찔린 출혈(자창에 의한 실혈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와 최씨는 중학교 동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말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며 자신이 의대생이라는 점을 언급했다고 한다.
실제로 최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만점자 출신으로 서울 소재 명문대 의대생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에는 최씨에 대한 신상정보, SNS 계정, 과거 수능 만점 당시 인터뷰 등이 확산했다. 최씨가 재학 중인 대학교 커뮤니티에는 “최씨가 실습 때 다른 사람들한테 있는 대로 피해 끼치고 다녀서 사람 취급 못 받았다” 등의 폭로 글이 나오기도 했다.
대학 동기들은 최씨가 평범한 학생이었으나 본과 1년차였던 2020년 성적 등의 이유로 유급된 이후 동기들과는 사이가 멀어졌다고 이날 세계일보에 전했다. 대다수 의대생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지난 3월부터 휴학한 가운데 A씨는 최근까지 학교에 계속 다녔다고 한다.
최씨는 이날 구속됐다. 경찰은 구속 상태로 최씨를 추가 조사한 뒤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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