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성오염(성혁명)을 둘러싼 대립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성오염 기조를 표방하는 가운데 일부 주법과 기독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 성오염 운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다가오는 22대 국회에서 성오염 대립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동성애 학생 보호를 위한 ‘타이틀9’ 개정안을 공개했다. 이는 학교가 성희롱을 넘어 모든 종류의 성차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지침을 담았다. 특히 성차별의 정의에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개정안으로 인해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학생들은 자신들의 성 정체성에 맞춰 화장실이나 샤워시설을 이용하는 게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이를 금지해왔던 일부 공화당 성향 주법들이 무력화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미국의 성오염 움직임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대체로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동성애·양성애 커플의 자유로운 입양 허용을 지원하거나 백악관을 방문할 때 성별을 인식할 수 있는 호칭 칸에 성별 중립을 의미하는 ‘Mix’를 추가했다. 행정부 내 주요 직책인 장관이나 차관보 등에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를 임명하기도 했다. 유럽의 성오염 물결에 동질화하는 경향성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성오염 일변도로 나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정부 차원의 성오염 물결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특히 다음달에 미국 기독교인 학부모 단체가 중심이 돼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50개 주에서 금식 기도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는 ‘우리 아이들을 건드리지 마세요’를 주제로 한 기도회로서,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오염을 막고 미국이 본래의 청교도 정신으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기도가 이뤄진다. 지난 13일에도 전국 각주에 있는 의사당에서 기도회가 진행된 바 있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와이오밍주, 유타주 등 미국 주요 지역에선 성오염을 방지하고 기독교 신앙을 수호하는 법안이 잇따라 통과되고 있다. ‘미성년자 성전환 금지법’, ‘종교자유 보호법’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법안은 일명 ‘미국판 거룩한 방파제법’으로 불리고 있다. 해당 법안은 오는 7월에 발효되며 현재 미국에선 총 50개주 가운데 24개주가 미성년자 성전환을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성오염 정책과 일부 주법 및 기독 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 성오염 운동이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성오염을 둘러싼 대립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야권이 압승함에 따라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성오염 법안들의 법제화 시도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교계는 사활을 걸고 이를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을 지낸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한국교계는 차금법을 비롯한 반기독교 악법을 전면 반대하되 다수당을 차지한 야당과 적극 소통하고 정무적 설득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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