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416 합창단이 ‘잊지 않을게’를 함께 불렀다. 2학년 1반 고해인부터 2학년 10반 장혜원까지, 교사 고창석에서 일반인 현윤지까지 참사 희생자의 이름이 기타 반주에 맞춰 한명씩 노래가 될 때마다 이들의 이름이 적힌 노란 종이배를 들고 성도들이 자리에 일어섰다.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을 겪은 유족들과 이들 옆에서 묵묵히 10년간 함께 예배를 드려온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주님의 위로를 구하며 이 땅에 정의가 실현되고 생명이 존중받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세월호 10주기 예배를 함께 드렸다.

416 생명안전공원예배팀은 7일 오후 6시 경기도 안산 단원구 안산산업역사박물관 앞 언덕에서 ‘2024년 416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예배’를 드렸다. 화랑 저수지 건너편 안산 단원고가 올려다보이는 ‘416 생명안전공원 부지’ 풀밭에 전국에서 모인 성도 수백명이 함께했다.
목회자들은 세월호 참사 이듬해인 2015년부터 정부 합동분향소 주차장 컨테이너에서 유가족 및 시민들과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2018년 정부 합동분향소가 철거된 후에는 안산 416 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매월 첫째 주일 오후 5시 예배를 드리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함께 예배드린 10년의 세월을 돌아보며 유족들은 목회자들에게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현호와 길가는밴드의 찬양 인도로 시작된 예배는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소속 김지애씨의 낭독으로 이어졌다. 김씨는 “1997년생인 저는 2014년에 살아남았고,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에서 또다시 살아남은 사람이 되었다”면서 사회적 참사의 재발을 이야기했다. 그는 “살아남았고, 또 살아남은 우리는 참사의 증인이며 책임자를 목격한 사람”이라며 “진실을 찾는 사람으로 함께 서며 안전 사회를 만드는 사람으로 함께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단원고 문지성 군의 아버지 문종택씨는 주기도문을 떠올리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우리 아이들도 그곳에서 예수의 이름으로 거룩한 아이들이 되어 있기를 소망합니다”라며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신 이도 주님이요, 능히 이기게 하실 이도 주님이시니, 안전하게 헤쳐 나올 수 있도록 붙들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단원고 학생 이름 한명 한명을 호명한 예배는 성찬으로 이어져 지역 목회자들과 기독 시민단체의 성찬위원들을 통해 주님의 살과 피를 나누며 유족의 아픔에 동참하고 생명이 존중받고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 것을 다짐했다.

유족과 성도들은 찬양 ‘선한 능력으로’를 함께 부르며 세월호 10주기 예배를 마무리했다.
“그 선한 힘에 고요히 감싸여
그 놀라운 평화를 누리며
나 그대들과 함께 걸어 가네
나 그대들과 한 해를 여네.”
안산=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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