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시 교통 당국이 세계 최대 마라톤 대회 중 하나인 뉴욕 시티 마라톤 주최 측에 다리 통행료를 지불하라고 요구해 양측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뉴욕시 교통 당국(MTA)이 뉴욕 시티 마라톤을 주관하는 단체 ‘뉴욕 로드 러너스’ 측에 연간 75만 달러(약 10억원)의 다리 통행료를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스태튼 아일랜드와 브루클린을 잇는 베라자노-내로우스대교 구간을 마라토너들이 가득 메우는 장면은 뉴욕마라톤의 최고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그런데 뉴욕시 교통 당국이 “해당 구간 차량을 통제하면서 발생하는 다리 통행료 손실을 보전해달라”고 대회 주최 측에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주최 측이 통행료 보전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MTA는 상·하부 복층으로 이뤄진 도로 중 1개 층만 마라톤 코스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MTA 교량 및 터널 관리국 사장 캐서린 셰리던은 “뉴욕 시민들은 마라톤 행사를 사랑하지만, 납세자들이 뉴욕 로드 러너스처럼 부유한 단체를 위해 75만 달러를 부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1988년 이래로 이 다리의 도로 전층을 마라톤 코스로 사용해 온 만큼, 상부 또는 하부 도로 중 하나로 제한될 경우 대회 참가 인원을 줄이거나 대회 기간을 연장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뉴욕 로드 러너스의 최고 경영자 롭 시멜크야르는 “이 마라톤 대회가 100만명 이상의 관중을 끌어들이고 뉴욕시에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며 “도로가 통제되면 지하철 이용객이 늘어나 뉴욕시 교통 당국의 요금 수입도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뉴스쿨대학 뉴욕시 현안센터의 경제·재정정책 책임자인 제임스 패럿 역시 “뉴욕마라톤은 뉴욕을 뉴욕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MTA가 통행료 손실 보전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편협한 자세”라고 지적했다.
올해 뉴욕마라톤 대회 참가비는 315달러(약 45만원)다. 주최 측이 통행료 손실금을 추가로 부담하기로 할 경우, 마라톤 참가 비용도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MTA는 뉴욕 시내의 자전거 경기 행사를 주최하는 ‘바이크 뉴욕’ 측에도 베라자노-내로우스대교를 통제하는 대가로 통행료 손실 부담을 요구한 상태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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