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채용을 위해 부당한 청탁을 한 혐의를 받는 송봉섭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사무차장이 구속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송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한 뒤 “공무원 채용 절차의 공정성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기는 하나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관련 증거가 대부분 확보돼 있고,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연락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주거, 가족관계에 비추어 도망할 염려가 낮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직 충북선관위 관리과장 한모씨의 구속영장도 이날 기각됐다.
김 판사는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관련 증거가 대부분 확보돼 있다”며 “퇴직자로서 선관위 소속 공무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송 전 차장은 한씨와 공모해 2018년 1월 충북선관위 경력직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자신의 딸 송모씨를 합격시킨 혐의를 받는다. 당시 송 전 차장은 한씨에게 전화를 걸어 딸을 추천했고, 이후 송 전 차장의 자녀는 면접위원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아 최종 합격했다. 검찰은 한씨가 채용 절차 진행 전부터 송 전 차장의 딸을 합격자로 내정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밖에 한씨는 고등학교 동창의 딸이 충북 괴산군 선관위 경력직 공무원으로 부정 채용되는 데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송 전 차장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사실관계는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법리적으로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 전 차장 등의 혐의에 대해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같은 특혜 채용 의혹을 받는 박찬진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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