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협박한 전직 경찰 간부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데 대해 검찰이 항소했다.
인천지검은 자살교사 및 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이 경찰관 직위와 국세청 인맥을 이용해 피해자와 피해자의 아들 등을 협박하고 겁에 질린 피해자에게 자살을 하라고 종용해 당일 피해자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사안”이라며 “범행은 지속적 반복적으로 행해졌고 피해자 유족들도 엄벌을 여전히 탄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또 “무죄 선고된 자살교사죄 부분의 시정을 구하는 한편 사안의 중대성과 엄벌의 필요성 등을 고려, 죄에 상응하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협박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자살교사 혐의와 관련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11월 2일 새벽 시간에 내연녀인 B씨(사망 당시 46세)를 협박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인천 모 경찰서 소속 경위 계급이던 A씨는 헤어지자는 B씨와 3시간가량 전화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경찰 인맥을 총동원해서 네 아들을 형사 처벌해 장래를 망치고 네 직장도 세무조사를 해 길거리에 나앉게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또 겁에 질린 B씨에게 “아들은 살려줄 테니 스스로 목매달아 극단적 선택을 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씨는 같은 날 오전 8시30분쯤 인천시 서구 가정동 한 빌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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