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알고 지내던 목사를 살해할 목적으로 흉기를 들고 교회로 찾아간 5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그는 목사가 자신을 감금·폭행했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부(재판장 황인성)는 살인예비, 살인미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치료감호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4일 오후 9시37분쯤 목사 B씨를 죽이겠다며 흉기를 들고 경기도 용인 처인구 한 교회를 찾아가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교회에 B씨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소란을 피우다가 60대 건물관리인 C씨가 “왜 그러느냐”고 자신을 제지하자 흉기로 그를 찌르려 한 혐의도 있다.
C씨는 A씨가 흉기를 든 채 다가오자 곧바로 밖으로 달아났고, A씨는 100ｍ가량 그 뒤를 쫓아가다가 피해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자 건물 유리문을 발로 여러 차례 걷어차기도 했다.
A씨는 이어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향해서도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흉기를 버리라는 경찰의 지시에 “난 여기 사람을 죽이러 왔다”며 흉기를 휘두르며 대치하다가 경찰에 제압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마귀가 시켰다”며 “범행 당시 심신 미약 상태를 넘어 판단력을 완전히 잃은 심신 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있으며, 심신미약 상태에서의 범행으로 계획적 범행을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범행 과정에서 위험한 물건 및 흉기를 사용하고, 살인미수죄 피해자를 제외한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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