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우리 측에 그 사실을 바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만일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획대로 즉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일 정상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빌뉴스에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최대 현안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윤 대통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인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며 “계획대로 (오염수) 방류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으로 우리 측과 공유하고, 방류에 대한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도 참여토록 해 달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IAEA 종합보고서에 대해 설명하며 “일본 총리로서 해양 방출 안전성에 만전을 기해 일본 및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며 “해양 방출 개시 후 IAEA의 검토를 받으며 일본이 시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공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일 정상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ICBM 발사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한·일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수호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며, 나토와의 협력 체계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 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강력히 비난한다”며 “한·미·일이 긴밀히 공조해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은 30분 동안 진행됐다. 한·일 정상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를 제안한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한·일 정상은 또 ‘셔틀외교’ 복원 등 양국 관계의 개선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해 ‘한·일 고위경제협의회’를 올해 안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앞으로도 계속 회동을 이어가며 외교·안보·경제·문화·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렸던 한·일 정상회담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6번째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빌뉴스=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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