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한 대학 강사가 학생들이 ‘챗GPT’가 쓴 글을 베껴 과제를 제출했다며 0점으로 처리해 논란이 됐다. 0점 처리된 학생들은 과제를 자신이 직접 작성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했다. 인공지능(AI) 챗봇이 생성한 글을 감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속속 나오고 있지만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교육 현장에 도입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텍사스 A&M대학교 커머스 캠퍼스의 동물과학 수업 수강생들이 강사인 제러드 멈에게서 받은 이메일 내용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멈은 학생들이 챗GPT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이 수업을 들은 모든 학생에게 ‘X(0점)’를 줄 것”이라고 공지했다. 멈은 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학생들의 에세이 과제가 AI 챗봇을 이용해 작성한 것인지 여부를 감지하게 했고, 학생들이 AI가 쓴 글을 과제로 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이 과목에서 낙제해 이번 학기에 졸업하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고 WP는 전했다. 한 학생은 “내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고, 인격이 의심받는다는 생각에 좌절했다”면서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과제를 작성한 구글 문서 프로그램의 시간 기록 등을 증거로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0점 처리됐던 대부분의 학생들은 챗GPT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학교의 대변인 마이클 존슨은 성명에서 “해당 수업에서 낙제하거나 졸업이 금지된 학생은 없다”며 “몇몇 학생은 혐의를 벗고 성적이 발급됐으며, 한 학생은 이 과목에서 챗GPT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WP는 현재 챗GPT를 활용해 특정 글이 AI가 생성한 것인지 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를 정확히 감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아직 없다면서 이 대학 강사의 의심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 현장의 우려에 대응해 여러 회사가 AI로 생성된 글을 감별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소프트웨어 제품을 출시했지만, 실제 테스트 결과를 보면 사람이 작성한 글을 AI가 작성한 것으로 잘못 표시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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