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사 일부 직원에게 챗GPT 등 외부 인공지능(AI) 도구의 사용을 제한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이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애플은 직원들이 챗GPT 등을 쓰는 과정에서 사내 비밀자료를 유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오픈AI가 개발한 챗GPT 같은 대화형 AI는 사용자와의 대화 과정에서도 개발자에게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개선해 간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밀 정보를 챗GPT 개발자에게 넘길 위험이 있다.
미국에서는 애플에 앞서 금융업체 JP모건 체이스, 통신업체 버라이즌 등 여러 기업이 챗GPT 사용을 제한한 바 있다. 직원들이 이메일, 마케팅 문건 작성 등 사무 업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챗GPT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정보유출 우려가 커졌다고 판단해서다.
한국의 삼성전자도 사내 컴퓨터로 챗GPT 등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을 지난달 일시적으로 제한한 바 있다.
WSJ는 다만 반대 경우도 있다면서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사례를 언급했다. 아마존은 자체 AI 도구를 보완하는 데 챗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챗GPT와 경쟁할 대화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영업비밀 유출 우려에 더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AI 도구에 대한 내부 단속에 나설 뿐만 아니라 자사의 앱마켓인 ‘앱스토어’에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앱이 나타나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다.
최근 한 앱개발사가 자사의 이메일 앱에 챗GPT 기능을 담는 업데이트를 요청하자 애플은 아동·청소년이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다며 업데이트를 차단한 바 있다. 해당 개발사가 챗GPT 기능에 콘텐츠 필터링을 구현한 뒤에야 앱 업데이트가 허용됐다.
애플 CEO 팀 쿡은 최근 실적발표 때 생성형 AI 분야의 발전을 두고 우려 섞인 시선을 내비쳤다. 그는 “얼마나 신중하게 접근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잠재력이 매우 흥미로운 것은 확실하지만 여러 다른 분야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다수 문제가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픈AI는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쓸 수 있는 iOS용 챗GPT 공식 앱을 출시했다. iOS에 이어 안드로이드용 챗GPT 앱도 출시해 이용자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서혜원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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