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생후 2개월된 아들을 학대해 뇌출혈로 중태에 빠트린 30대 아버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A씨(33)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A씨는 이달 초 인천시 부평구 자택에서 생후 2개월인 아들 B군을 학대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3일 아이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이 “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로부터 “아이를 안고 세게 흔든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른바 ‘흔들린 아이 증후군’으로 뇌출혈이 생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은 아이가 울거나 보챌 때 심하게 흔들어 생기는 뇌 부위 등의 손상을 말한다. 보통 만 2세 이하 영아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뇌출혈과 망막출혈이 일어나고 늑골 골절 등 복합적인 피해를 동반하기도 한다.
현재 B군은 뇌출혈 증상과 함께 갈비뼈 골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은 B군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지만 장애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아이를 거칠게 (바닥에) 내려놓았다”면서도 “뇌출혈이나 갈비뼈 골절의 이유는 모르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찰은 A씨의 학대 행위로 B군이 심각한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현재 A씨에게 적용된 아동학대 혐의를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변경할지 검토하고 있다.
A씨 아내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학대 혐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19일에서 22일쯤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이후 인천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시점은 이달 초부터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간 지난 12일 사이로 추정한다”며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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