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첫 재판 준비기일이 오는 11일 열린다. 대장동 의혹 정점으로 지목된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시간’이 시작되면서 향후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 출석 중이다. 대장동 본류 사건 재판이 본격 시작되면 매주 1회 이상 법정 출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또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 측의 관여 여부를 살펴보고 있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는 11일 오전 10시 배임·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법정 출석 의무는 없어서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은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지난 3월 이 대표가 과거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만배씨 등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에게 유리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배임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과정에서 직무상 비밀을 개발업자들에게 흘려 각각 7886억원(이해충돌방지법 위반), 211억원(부패방지법 위반)의 이익을 얻게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성남시 내 4개 기업으로부터 133억 5000만원을 받고, 그 대가로 건축 인허가, 토지 용도 변경 등 사업 편의를 제공했다며 뇌물 혐의도 적용했다.
이 대표는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격주 금요일마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대장동 재판이 시작되면 이 대표는 매주 한번 이상 추가로 법원에 출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장동 관련 재판으로 기소된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역시 매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백현동 개발 의혹과 정자동 의혹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관여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만약 이 대표가 추가로 기소될 경우 그가 법원 재판으로 보내는 시간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백현동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최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김 전 대표의 공소장에 2014년 5월 성남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 대표의 선거사무소 임대료를 김 전 대표가 대신 내줬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감돼 있던 김 전 대표가 특별면회로 자신을 찾아온 정 전 실장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해달란 취지로 청탁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청탁 결과 공사는 사업에서 빠졌고, 민간업자 앞으로 돌아간 이익만큼 공사가 손해를 봤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검찰 기소 직후 “체포영장 쇼를 벌이면서 시간을 끌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다가 이제 정해진 답대로 기소한 것”이라며 “이번 기소로 검찰의 시간이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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