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경기도 김포에서 4세 여아가 팔꿈치 골절로 수술을 받은 직후 돌연사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수술실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수술이 끝나고 마취에서 깨던 아이에게 갑자기 호흡곤란이 찾아오고 아이의 온몸이 파래지기 시작했지만, 마취 의사가 수술 시간을 통틀어 환자를 본 시간은 2분이 채 되지 않았던 사실이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18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고(故) 송사랑양은 생전 장난을 치다 벽에 부딪혀 팔꿈치 뼈 일부가 부러졌다. 이에 지난해 12월 7일 김포의 한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찾아 접합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12분 만에 끝났지만 마취에서 깨는 도중 아이의 호흡이 불안정해졌고,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큰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했다.
이날 JTBC가 공개한 수술실 CCTV 영상을 보면 송양이 수술실로 들어오고 마취 의사가 전신마취를 시작한다. 마취 의사는 수술이 시작되기 전 수술실을 나갔고, 이후 수술실을 오가지만 가장 오래 머문 시간이 20초였다. 수술 시간을 통틀어 마취 의사가 송양을 본 시간은 2분이 채 되지 않았다.
송양 부모는 “주의 관찰을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호흡이 이상해져서 이런 사건이 났다고 했는데 CCTV를 본 결과는 그게 아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송양 측 변호사는 “아이는 성인과 달리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거나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옆에서 밀착 감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담당 마취 의사는 “되게 많이 하는 수술이라 항상 하던 대로 한 거였다”고 항변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송양 사망 직후 경찰의 의뢰로 시신을 부검했으나 사인을 밝히지 못했다. 병원 측은 수술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송양 측 변호사는 “수술 기록에 산소포화도에 대한 측정이 전혀 없다”며 병원 측 과실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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