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미 북서부 상공을 맴도는 중국의 감시 풍선을 발견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격추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계자는 2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며칠 전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며 미 본토에 진입한 풍선 모양의 정찰기구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 미 본토 상공의 고고도 정찰기구를 탐지해 추적 중”이라며 “미군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이를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 정찰기구가 중국 것임을 확신한다”며 “목적은 분명히 정찰이며, 항적은 몇몇 민감한 장소 위를 지나갔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출발한 감시 풍선은 알래스카 알류산 열도와 캐나다 북서부를 거쳐 지난 1일 북서부 몬태나주 상공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 당국은 전날 몬태나주 상공에서 격추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몬태나주 상공은 미국의 3개 핵미사일 격납고 중 한 곳인 맘스트롬 공군기지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미 당국은 격추 시 파편으로 인한 지상 피해가 우려돼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보고를 받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묻자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잔해로 인한 민간 피해 등을 우려해 정찰기구에 물리적 공격을 가하지 말 것을 백악관에 강력히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에 감시 풍선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만 이번 감시 풍선은 미 상공에 더 오래 머무르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NYT에 “풍선이 군사적·물리적 위협을 가하지 않으며 정보 수집 가치 또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방부는 풍선이 중국이 위성을 통해 수집하는 정보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감시 풍선의 미 본토 상공 침투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불거졌다. 블링컨 장관은 미 국무장관으로는 6년 만에 오는 5일과 6일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NYT는 “풍선의 갑작스러운 출현은 미·중 사이에 이미 고조돼 있는 긴장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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